레오 14세 교황이 7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특별 추기경 회의에 참석한 추기경단과 시노드 모임을 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정기 희년 폐막 직후인 7~8일 주님께서 하느님 백성을 위해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식별하기 위한 시노드 형태의 ‘특별 추기경 회의’를 주재하고, 보편 교회를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교황은 즉위 후 170명에 이르는 추기경과 함께하는 첫 특별 추기경 회의를 통해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로서 하느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는 여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한 쇄신의 과정에서 교황 또한 추기경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이를 사목의 중심에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교황은 7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 회의 개막 연설을 통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흘러나온 시대를 향한 교회 쇄신과 새 복음화를 향한 역할을 뿌리에 두고, 이를 「복음의 기쁨」과 시노드 정신으로 교회 전체의 삶과 회심, 쇄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특히 함께 걷는 여정의 새 시작점인 이번 특별 추기경회의 개최 배경에 대해 “경청하기 위함이며, 시노달리타스의 길은 ‘추가되는 회의’가 아니라, 주교·사제·평신도가 만나고 교회들 사이에서 진정한 선교적 창의성을 증진하도록 돕는 만남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추기경단이 시노드 실천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8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추기경단과 함께 봉헌한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일정 기간 사목 활동을 중단하고 중요한 약속까지 포기하면서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식별하고자 함께 모였다”며 “이는 그 자체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광적인 사회 속에서 매우 의미심장하고 예언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8일 오후 추기경 회의 마지막 회기를 마친 후 연설에서도 “우리가 함께 일하는 일상적인 방식 자체가 본당에서 로마 교황청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원에서 함께 일하는 이들의 양성과 성장을 위한 기회가 돼야 한다”며 “시노드 이행의 여정과 연결되어 2028년 예정된 교회회의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맞게 될 이 길에 여러분이 누룩이 돼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교황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교회가 쇄신과 복음 선포로 나서기 위한 핵심 과제인 △현대 세계에서 교회의 사명을 다루는 「복음의 기쁨」 △개별 교회들에 대한 성좌의 봉사를 다루는 「복음을 선포하여라」 △협력의 도구이자 방법인 ‘시노드와 시노달리타스’ △ 그리스도인 삶의 원천이자 정점인 ‘전례’ 문제 등을 주제로 추기경단 이야기를 듣고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선교, 교황청의 봉사 직무, 시노달리타스, 전례까지 전임 교황들이 남긴 보편 교회 사목 방식과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추기경단과 교회 비전을 성찰했다.
교황은 “교회의 존재 이유는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며, 추기경이나 주교·성직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자기 자신만 바라보는 교회가 아니라 선교하는 교회,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 여정 자체가 회의 결과만큼이나 중요하며, 추기경들의 경험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와 세상에 여러분의 의지와 열망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교황은 아울러 “개별 교회들을 섬기는 교황청 부서들이 각 교회를 지탱하고 지원할 수 있는 관계와 봉사 구조를 교회 전체에 제공해 오늘날 선교의 도전들에 더욱 효과적으로 함께 대응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1개 추기경단 시노드 그룹 가운데 지역 교회에서 현직으로 사목 중인 80세 미만 추기경단으로 구성된 9개 그룹에 회의 과정을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추기경들이 지역 교회들의 목소리가 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추기경들은 회의를 통해 ‘경청을 위한 양성’, ‘경청의 영성을 위한 양성’의 중요성도 공유했다. 신학교뿐만 아니라 ‘주교들을 위한 양성’도 강조됐다.
교황은 이번에 다 논의하지 못한 주제들은 오는 6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때쯤 추기경 회의를 다시 개최해 성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해마다 전 세계 추기경단을 로마로 초청할 계획도 공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교구장 스티븐 브리슬린 추기경은 회의 후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추기경 회의가 열린다는 것은 교황께서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세계 각지 추기경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하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