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 재개발로 송동마을과 식유촌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집성촌과 인근 신앙 공동체인 우면동성당까지 강제 수용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주민들은 보상이 아니라, 마을과 성당의 존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송창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 서리풀 2지구에 위치한 송동마을과 식유촌.
국토교통부의 공공주택 개발 발표로, 강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송씨, 이씨, 최씨 등이 수백 년 동안 거주해 온 집성촌이 철거 대상이 된 겁니다.
<이세연 / 송동마을 주민·익양군 17대손>
"한 47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 그리고 조상 대대로 여기서 떠난 적이 없고 계속 저도 여기서 살아왔고 여기서 태어나고 학교 다니고 여기서 다 자랐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1971년 그린벨트 지정부터 50년을 넘게 권리상 피해를 감수했습니다.
2009년 공공개발 사업 때는 주민들의 농지가 정부에 수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남아 있는 주택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성해영 교수 / 송동마을 대책위 부위원장>
"마을 주민들이 그동안 공공성이라고 하는 이유로 엄청나게 재산상 권리 침해를 받았거든요. 이제 그거를 마지막 남은 집까지 수용한다고 하는 것은 더군다나 21세기에 국민 주권의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은 저희로서는 정말 참담한 입장입니다."
국토부는 2024년 11월 서리풀 지구에 공공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지구엔 만 8천 가구, 2지구엔 2천 가구를 짓겠단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 2지구 마을 주민들의 거주 구역은 개발 구역의 약 1.8에 불과합니다.
주민들은 공공개발 반대가 아닌 마을의 존치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성해영 교수 / 송동마을 대책위 부위원장>
"마을 자체가 전체 서리풀 1, 2지구 면적의 1.8에 불과합니다. 사실은 1.8를 존치시킨 상태에서도 국토부가 약속했던 2만 세대 공급이라는 게 저희가 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이세연 / 송동마을 주민·익양군 17대손>
"'진짜 내 대에서 이게 끝나나'하는 굉장한 압박감을 받았죠. / 나라에서 정책을 펼 때도 세밀하게 들여다봐가지고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잘 파악을 한 다음에 계획을 세우고 이렇게 해줬어야 되는데..."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우면동성당도 서리풀 개발 계획의 강제 수용 대상입니다.
주임 백운철 신부는 주민들과 함께 강제 수용에 반대하고 성당의 존치를 요구해왔습니다.
<백운철 신부 /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
"등록된 신자 4천 명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곳인데 여기서 떠나라니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 하느님을 경배하고 또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그런 신앙 공동체를 이어갈 그런 권리가 있고..."
국토부는 지구계획 수립 단계에서 마을과 성당의 존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존치 방안이 아닌 검토 기준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습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