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가 만들어 준 자서전 「나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받은 신영자(맨 왼쪽)·이기순 어르신이 19일 신곡2동성당에서 미사 중에 박규식 신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담당 박규식 신부)는 19일 신곡2동성당에서 미사 중 ‘자서전 전달식’을 열고, 신영자(베네딕타, 93)·이기순(아가타, 87) 어르신의 삶과 신앙이 담긴 「나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전달했다.
자신의 이름과 세례명이 적힌 책을 받아든 두 어르신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두 어르신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아낌없는 박수로 축하를 전했다. 신 할머니는 신자들의 축하에 “과분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본당을 방문해 미사를 주례하고 자서전을 전달한 교구 노인사목부 담당 박규식 신부는 “귀한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어르신들 삶과 신앙이 기록으로 남고, 다음 세대에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르신의 이야기가 책으로 엮여 나온 건 교구 노인사목부가 2025년 기획한 ‘자서전 발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어르신이 자신의 삶과 신앙을 구술하면 봉사자(가족이나 노인대학 봉사자)가 이를 녹취하고 내용을 정리해 노인사목부로 보냈다. 노인사목부는 받은 자료를 편집하고 디자인해 「나의 삶과 신앙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제작 및 발간 비용(개인당 30권 증정)은 모두 교구가 부담했다.
본당 노인대학 추천을 통해 자서전 발간을 신청한 교구 내 어르신은 11명으로, 책이 나오면 박 신부가 어르신이 있는 각 본당을 직접 찾아가 전달했다. 교구장 손희송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자서전에 닮긴 각자의 ‘삶과 신앙 이야기’는 교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젊은 세대에게 귀한 나침반이자 등대가 돼줄 것”이라며 “삶의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걸어온 여정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믿음과 사랑의 불꽃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몇 해 전 어머니에게서 “내 이야기 좀 들어주고, 글로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어머니는 치매를 앓게 됐다. 박 신부는 “어르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잊힌다는 두려움과 홀로 남았다는 외로움”이라며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그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깨닫게 됐다”고 했다.
자서전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했다. 한 어르신의 손녀는 자서전에 들어갈 삽화를 직접 그렸고, 자녀들은 책을 통해 미처 몰랐던 부모의 속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됐다. 박 신부는 “특별한 사람만 자서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은 기록될 가치가 있다”면서 새해에는 더 많은 어르신이 자서전 발간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