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7일은 여러모로 레오 14세 교황 재위(교황직)의 시작이라고 할 만한 날이었다.
지난해 5월 8일 선출된 이후 레오 14세 교황의 일정은 대체로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련해 둔 희년 행사들에 좌우돼 왔다. 레오 14세 교황이 1월 6일 성문을 닫으며 희년의 폐막을 알리면서, 젊은 교황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1월 7일부터 레오 14세 교황은 일정 운영에서 훨씬 더 큰 재량을 갖게 됐다. 실제로 교황청은 12월 20일, 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과 함께 교황이 곧바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는데, 전 세계의 추기경들을 로마로 불러 이틀간 회의를 연 것이 그 예다.
특별 추기경 회의는 12월 7일 시작됐다. 교황은 네 가지 주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간 제약 때문에 추기경들의 동의를 거쳐 ‘시노드와 시노달리타스’ 그리고 ‘「복음의 기쁨」의 빛 안에서의 교회의 복음화와 선교’를 논의 주제로 정했다.
같은 날 교황은 일반 알현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들을 다루는 새로운 교리교육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세대였던 주교들, 신학자들, 신자들이 이제는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언(傳言)이나 그간 제시돼 온 해석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문헌들을 다시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성찰함으로써 공의회를 다시 가까이에서 알아 가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수용은 수십 년 동안 교회 안에서 논쟁의 주제였다. 어떤 이들은 공의회를 ‘계속되어야 할 개혁 과정의 출발점’으로 보았고, 다른 이들은 공의회를 ‘이미 닫힌 사건’으로 보았다. 전자의 관점을 지지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교황직과 교황직의 대표적 개혁 과정인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시노드’ 과정을 공의회 이행의 연장선으로 이해했다.
역사학자들은 흔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같은 세계 공의회가 ‘수용’되거나 실행되기까지는 한 세기가 걸린다고 말한다. 공의회가 폐막한 지 이제 60년이 지났다는 점에서, 앞으로 40년은 공의회의 영향이 교회 안에 어떻게 굳어질지를 결정할 핵심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상당 기간은 레오 14세 교황의 교황직 안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일반 알현 교리교육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공의회를 어떤 해석의 렌즈로 바라보는지, 그리고 공의회의 이행을 어떻게 이어 가려는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주간 교황 알현의 전통은 1939년 비오 12세 교황 때 시작됐으며, 초창기에는 주로 신혼부부들이 축복을 받는 자리였다. 이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일반 알현에는 신혼부부들이 모인 특별 구역이 따로 마련된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는 성 바오로 6세 교황 때 자리 잡았다. 1965년 공의회가 폐막된 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일반 알현에서 공의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79년부터 1984년까지 일반 알현을 통해 결혼과 인간 성에 관한 ‘몸의 신학’을 전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도들, 교부들, 성 바오로를 포함한 성인들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진행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악덕과 덕, 이냐시오의 영적 식별, 노년의 가치 등을 주제로 교육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시작하며, “공의회의 정신이 우리의 영적 삶과 교회의 사목적 활동을 특징지어야 한다”며 “우리는 직무(성무)적 차원에서의 교회 개혁을 아직 더 충만히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의 도전들 앞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시대의 징표를 깨어 해석하는 이들, 복음을 기쁘게 선포하는 이들, 정의와 평화의 용감한 증인이 되도록 부름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서품된 두 번째 교황(첫 번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며, 사제 직무 전체를 공의회 이후의 교회 안에서 보냈다. 그는 시카고의 가톨릭연합신학대학원(Catholic Theological Union)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곳은 공의회의 가르침이 빠르게 실천에 옮겨진 곳이다. 또한 그는 시노드를 통해 공의회 이행을 지속하려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지해 왔다.
전례 개혁, 종교 간 대화, 종교 자유, 사회 복음화, 복음화, 현대 세계와 교회의 관계 등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핵심 의제들 다수는, 공의회 폐막 60년이 지난 지금도 교회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 동시에 공의회 이후 태어난 새로운 세대들이 교회의 통치 영역에서 역할을 맡게 되면서, 교회는 또 다른 도전과 변화를 맞고 있다.
이제 레오 14세 교황은 공의회를 권위 있게 해석하는 교도권적 해석자로서, 그 수용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어떻게 자리 잡을지에 영향을 줄 잠재력을 지니게 됐다.
글 _ 콜린 둘레
미국 예수회의 ‘아메리카’지 편집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와 교황청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CNS, AP 등에서 근무했으며, 전 세계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