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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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천주교 사제가 원룸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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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저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대학동 고시촌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우 신부입니다.

대학동 고시촌에 있는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 여섯 평 정도 될 겁니다.

제가 이 지역에 같이 살면 그 사람들과 그대로 하나가, 한 주민이 되고
저도 사실 독거 중장년입니다.

그래서 같이 독거 중장년으로서 깊은 유대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고요.

주교님들께서 허락을 해 주셔서
방을 얻고 생활한 지 이제 5년이 됐습니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은 더 좁은 데서 살고 있는데
저희는 너무 잘 보장된 삶 속에서 살아갔잖아요.

그런 것이 좀 미안하기도 했고 그랬었는데 여기 오니까 
답답할 때도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편한 느낌입니다.

보통 한 7시쯤에 일어나서요.

뉴스 보면서 한 2시간 정도 방 안에서 운동을 합니다.

줄 없는 줄넘기를 하면서 운동을 하고 
그날 독서, 복음 묵상도 하고

그러면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10시 10분이나 20분쯤에 센터에 가서요.

이제 밥을 합니다. 매일 밥 얻어먹다가
지금은 밥 해주는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저희 센터 이름은 '참 소중한…'입니다.

이 대학동이 독거 중장년들이 제일 많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처음에 제가 왔을 때는
이름 물어보는 것도 싫어하고요.

자기들끼리도 대화를 안 하고 고시원이 쭉 있고 
복도식으로 돼 있는데 옆에 누구 사는지도 관심이 없고

이분들은 내가 여기에 산다는 걸 숨기고 싶은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잘못해서, 내가 실패해서 
그런 게 된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오히려 숨기기에 바쁜 거죠.

그러니까 이분들은 우리 사회에서도
거의 잊혀진 투명인간처럼 그런 삶이었는데

이제 같이 자주 모이고 만나고 이야기하고
그래서 주민 조직들을 만들려고 하고

지금은 사람들이 되게 활달하죠.

시끄럽게 떠들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알기도 하고 서로 돌보기도 하고

누구 안 왔는데 ‘뭐 이것 좀 갖다 주면 안 될까요?’
그렇게 하는 분들도 있고.

저도 평소에는 사실 사제복을 안 입거든요.

그냥 일반복 입고 사람들하고 편하게 어떤 때는 형일 수도 있고 
동생일 수도 있고 같은 동네 아저씨일 수도 있고

그래서 같이 어울려서 우리가 살아가는 거죠.

<황창현 프란치스코 / 서울 관악구 대학동 주민>
"이영우 신부님은 대학동에서 보통 사람들이 아버지라고 하기도 하고
형님 같으시고 또 친구 같으시고 여기서 사람들한테"

<황창현 프란치스코 / 서울 관악구 대학동 주민>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 드리면서 따뜻하게 사람들을 
맞이해 주기 때문에 이 공간이 참 소중한 공간으로서" 

<황창현 프란치스코 / 서울 관악구 대학동 주민>
"이 동네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장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가난하고 병들고 사회적으로는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끼리 서로 돕고 

서로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고 나누고 그러면서

'아, 우리 그렇게 행복할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면
또 우리들의 권리들을 찾고 회복할 수 있다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느님이 보시기에 그게 더 아름다워 보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제가 서품받을 때 땅에 딱 엎드렸을 때
'정말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제로 살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했었거든요.
정말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여기서 만나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나 적어서
어떤 때는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죠.

'할 수 있는 만큼 그 대신 그냥 그들 옆에서 있어주는 거 들어주는 거 
그게 제 역할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하면서 위로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 아니면 아마 여기서 주교님들이 허락해주신다면
쭉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이분들의 이웃이 되고 친구가 돼서 같이 살아가는 거죠.
뭐 크게 다를 건 없을 것 같아요.

만나는 분들이 많이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사실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비록 우리는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고
서로를 돌볼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그런 참 소중한 분이라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고

제가 여러분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저를 받아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취재 구성 송창환
         CG 문채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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