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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연명의료’ 중단? 멀어지는 ‘존엄한 마무리’

연명의료 중단 서약 320만 명 넘어,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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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시기에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서약한 사람이 32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존엄한 죽음’을 위한다는 제도의 본래 취지보다 치료를 더 받지 않겠다는 인식 속에 그 뜻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향후 맞이할 임종 과정을 대비해 연명의료 시행 여부 등에 대한 개인 의향을 미리 밝혀두는 문서다. 임종 과정의 고통을 줄이고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적 위주의 제도 운영이 이어지면서 본래 취지와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3년부터 본당을 대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현장에 나갈 때마다 이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많이 만난다”며 “제도가 과연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1월 30일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322만 7022명으로, 2년 전(218만 9601명)보다 1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제도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존엄한 죽음’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현행 제도상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등록기관을 방문해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에 대한 이해 없이 서명만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임종기에서 생애 말기로 앞당기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 여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연명의료 중단 선언 시 보상이나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죽음마저 가성비로 바라본다”는 비판도 있다.

오 신부는 “말기 암도 치료되는 사례가 나오는 오늘날, 연명의료중단결정 시기가 생애 말기로 앞당겨질 경우 회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까지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다”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한 320만 명이라는 숫자는 그저 실적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국가 책임의 무게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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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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