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회가 이례적으로 새 신자가 증가함에 따라, 파리 관구 차원의 공의회를 소집해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프랑스 주교회의에 따르면 1월 25일 파리관구장 로랑 울리히 대주교는 파리대교구를 포함해 일드프랑스(프랑스 수도권) 지역 8개 교구와 군종교구 등 9개 교구 주교를 소집했다. 주교단은 ‘예비 신자와 신자 : 우리 교회, 교구민들의 삶을 위한 새로운 전망’을 주제로 영세자 수 증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관구 차원에서 공통 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공의회는 2027년 5월까지 이어진다.
회의가 열린 배경은 프랑스 교회 내에 전에 없이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신자 수 증가 등 변화 탓이다. 68혁명 이후 프랑스 교회는 신앙의 쇠퇴와 조직 축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신자 수가 점차 회복되며 지난 2024년 18세 이상 성인 새 영세자 수가 7135명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다. 2025년에는 1만 384명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이 중 11~17세 청소년 7000여 명이 세례를 받아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또 지난해 주님 부활 대축일 파리대교구에서만 성인 2600명 이상이 세례받았다.
새 신자들의 상당수가 젊은 세대와 비그리스도교 배경을 지닌 이들이란 점도 주목되고 있다. 18~25세 청년층이 전체 성인 영세자 중 약 42를 차지한다. 기성세대가 아닌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주축을 이룬 것이다. 특히 이들은 가족의 권유나 가풍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나 친구를 통해 스스로 그리스도교를 접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들은 이번 회의를 일반적 자문 기구인 시노드 회의가 아닌 공의회(council)로 명시했다. 관구 공의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7번밖에 열리지 않아 이례적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상설 기구인 주교회의가 자리 잡아 공의회 개최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의 접근 방식은 시노드적이며 함께 걸어가는 정신을 되새기며 개최되면서도, 관구 차원에서 규율을 정하는 회의이기에 공의회로 명시했다. 교회법 제442조에 따라 공의회 종료 뒤 교황청의 승인 절차를 밟는다.
공의회는 협의·심의·수용 등 세 단계로 진행된다. 협의 단계는 1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주교회의의 논의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 교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이 단계에서는 예비신자와 새 영세자, 사제 및 부제, 예비신자 교육 참여자, 학교 및 교육기관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 새 신자들이 불러온 변화의 바람에 프랑스 교회가 새로운 대비책과 사목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 단계는 오는 5월에 시작해 10월과 내년 1월, 5월에 걸쳐 시행된다. 수용 단계에서는 관구 주교들의 승인, 교황청의 인정, 교구 차원의 수용을 거쳐 각 교구에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지침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