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쿠바 수도 하바나 현지 주민들이 은행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OSV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쿠바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가톨릭교회는 미 정부의 강압적인 외교 방식에 우려를 전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9일 “쿠바가 미국의 적대국·테러 단체와 결탁하고 지원을 제공해왔다”며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쿠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를 빌미로 쿠바의 경제를 압박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쿠바 주교단은 미국의 압박으로 사회·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며, 구조 변화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주교단은 1월 31일 성명을 통해 “최근 석유 공급이 완전히 차단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이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이는 사회 혼란과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교단은 1998년 1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쿠바를 사목 방문한 당시 “고립은 모두에게 무차별적인 영향을 준다”고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갈등과 분쟁은 강압이나 전쟁이 아니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역사는 여러 차례, 건전한 다원성과 상호 존중의 분위기가 국제 차원에서의 긴장 완화와 풍요로운 교류에 크게 이바지해왔음을 보여줬다”며 “배제나 일부를 이롭게 하는 전략 없이 모두에게 쿠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한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쿠바와 미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매우 우려스러운 소식을 접했다”며 “쿠바 교회 주교단과 연대하면서 사랑하는 쿠바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피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진실하고 효과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