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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를 빛내는 70·80대 은빛 복사단

인천교구 하점본당 미카엘 복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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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하점본당 미카엘 복사단원 구경회(오른쪽)씨와 김인호씨가 미사 시작에 앞서 성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평균 연령 74세 어르신 12명 
평일·주일 미사 전례 도맡아 
공동체의 든든한 기둥 역할 

제대 봉사에 스스로 자부심
어르신들 활약에 응원 이어져
본당 내 봉사에 활력 북돋아




평균 연령 74세. 인천교구 하점본당의 유일한 복사단 ‘미카엘 복사단’ 이야기다. 본당 수호성인 성 미카엘 대천사의 이름을 딴 복사단은 총 12명의 남성으로 구성됐다. 막내가 68세다. 단원들은 주일 교중미사부터 월요일 새벽 미사까지 매주 모든 미사에 복사를 서며 노익장을 발휘하고 있다. 미카엘 대천사처럼 신앙 공동체를 지키는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1월 28일 오전 하점성당(인천 강화군 하점면 장정리 소재). 이날 10시 미사 전례 봉사는 구경회(안토니오, 83)씨와 김인호(고스마, 81)씨가 맡았다. 미카엘 복사단 맏형과 둘째 형이 모처럼 합을 맞췄다.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표정은 사뭇 진지하고 경건했다. 이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능숙하게 사제를 보조했다.

이원숙(크리스티나)씨는 “어르신들께서 복사를 서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점본당 김동성 주임 신부도 “오늘 두 분이 복사로서 완벽하셨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본당에 부임한 지 갓 2주가 넘은 김 신부에게 ‘노인 복사단’과의 만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사목회장님이 처음에 소개하시면서 ‘혹시 어르신들이 미사 중에 실수하셔도 어여삐 봐달라고 부탁하셨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어르신들이 복사를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뻤습니다. 그분들과 제대 위에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응원받는 느낌도 들었죠. 그래서 저는 미사 때마다 정말 행복하고, 복사단원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김 신부는 복사단을 향해 “‘잘해야 한다’는 문제는 부수적이다. 실수하셔도 된다”면서 “사제를 도와 하느님과 제일 가까운 위치인 제대에서 봉사하며 하느님 은총을 받는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을 품자”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오래 함께하시려면 여러분 모두 건강하셔야 한다. 90대에도 봉사할 수 있도록 식사도 잘하시고 잠도 잘 주무시라”고 당부하자 단원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원래는 하점본당도 여느 본당처럼 젊은이들이 복사를 섰다. 그러나 학업과 일자리 때문에 모두 고향을 떠났고, 2013년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미카엘 복사단이 설립됐다. 창단 회원 8명 중 한 명이 바로 임용모(마태오, 78) 현 단장이다. 당시 사목회 부회장이었던 그는 60대 중반에 난생처음 복사복을 입었다. 그 뒤로 10년 넘게 꾸준히 봉사해온 임 단장은 “지금도 복사를 설 때마다 ‘내가 감히 제대에 올라갈 수 있다니’라는 생각과 함께 감동이 밀려온다”며 “큰 은총을 받고 있음에 항상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카엘 복사단은 본당 공동체가 가족 같이 화목한 분위기를 다지는 데에도 일조했다. 신자 평균 연령(70대 초반)보다 더 나이 든 복사단원들이 솔선수범하자 다른 교우들도 봉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한 명씩 각자 맡은 봉사에 열성을 다하다 보니 자연스레 끈끈한 연대가 형성됐다.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7.5 (2024년 주교회의 통계)로, UN이 정한 초고령사회 기준을 훌쩍 넘은 한국 교회. 이러한 상황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어르신들이 몸소 함께하는 전례는 신앙의 전달자요, 모범임을 보여준다. 임 단장은 “나 한 사람의 참여가 본당 식구 전체가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본당에서 봉사하는 것을 너무 두렵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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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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