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최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부 쿠데타 이후 5년을 맞은 미얀마의 참상을 전하며 깊은 우려를 전했다. 그는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이어진 내전으로 미얀마가 사회·경제·보건·교육 전반에 걸친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장기화된 교육 공백이 청소년과 청년 세대를 불확실성 속에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 추기경은 현재의 상황을 “복합 위기(polycrisis)”로 규정했다. 그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 위기, 일자리 상실로 인한 고용 위기, 350만 명이 넘는 국내 실향민과 해외로 떠나는 청년들로 인한 사회적 위기, 기본 의료체계의 붕괴, 그리고 5년간의 학습 공백으로 한 세대가 교육을 잃어버린 교육 위기가 동시에 겹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의 미얀마를 두려움과 피로, 깊은 불확실성에 휩싸인 나라로 묘사하며, 그 여파가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청년들은 자신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분쟁과 광범위한 폭력, 경제적 불안, 강제 징집의 위협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기적 불안정은 많은 지역에서 불안과 스트레스,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 추기경은 “정상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은 거의 없다”며 “많은 이들이 좌절과 슬픔,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데타 이전과 비교해 분노와 정서적 고통이 크게 증가했으며, 점점 더 많은 청년이 해외 이주를 고려하거나 이미 떠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죽은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은 평화와 생계, 안정, 국제사회의 관심까지 많은 것을 잃었지만 “하느님의 현존만은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실향민 마을과 피란민 수용소, 고통 속에서도 섬김을 이어가는 가족과 어머니들, 교리교사와 수도자들의 조용한 인내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이 드러난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가진 것이 거의 없어도 서로 나누고 함께 기도합니다. 청년들 역시 공동체를 위해 자원봉사를 이어가며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 추기경은 이러한 작은 행위들이 비록 미미해 보일지라도 겨자씨와 같은 “복음의 표징”이라고 강조했다.
군부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는 “수년간의 고통이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폭력이 발생할 때를 제외하면 세계의 관심은 자주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에 잊힌 듯 보이는 것과 하느님께 버려진 것은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
“미얀마는 간과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결코 잊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교황청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반복적으로 평화를 호소하고 대화를 촉구해온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정치적 해결은 더디고 복잡하지만, 교황청의 기도와 관심은 진실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보 추기경은 희망과 신앙 안에서 인내할 것을 요청했다. 희망을 잃는 것은 미래를 폭력과 절망에 내어주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는 순진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충실하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