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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사람 ‘長愛人’(장애인)

[월간 꿈CUM]즐기는 꿈CUM _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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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하느님이 계셨다면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겠어!”

자폐 장애아의 엄마 ‘상연’은 분노합니다. 촉망받던 정치부 기자였지만, 뒤늦게 얻은 쌍둥이 남매 중 아들 ‘지우’가 자폐성 지적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상연의 삶은 곤두박질칩니다. “너 때문에 내 인생 저당 잡혔어.”

아이는 끝없는 보살핌을 필요로 하고 엄마의 인생은 감옥에 갇힙니다. 남의 일처럼 보였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멸시가 가슴을 저밉니다. 

실제로 자폐 장애아의 엄마인 류승연 작가의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각색한 독립영화 ‘그녀에게’는 의외로 차분합니다. 동정의 시선을 거부하고 ‘장애인이 살아가야 하는 환경’를 냉철하게 바라봅니다. 장애 관련 제도와 교육 현장의 문제점, 턱없이 비싼 특수교육비, 그리고 ‘장애와 비장애를 노골적으로 편 가르는 가혹한 사회’ 를 고발합니다. 그에 맞서는 장애인 가족의 분투와 연대 또한 구체적으로 보여주지요.  

상연은 아들 지우의 심정으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나는 천천히 나이들어가. 혹시 내가 떼를 쓰거나 하면 멀리서 바라봐줘. 그런 다음에 다시 내 곁으로 와줘.” 엄마가 대신 전하는 이 절절한 부탁이 영화의 주제어로 들립니다.
 우리나라 7~12세 아동 100명 중 3명 
정도가 자폐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지적장애를 동반하거나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우영우’ 같이 특출한 경우는 극히 드문 예외라는 뜻이지요. 영화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막아서는 높고 거친 장벽을 담담하면서도 서늘하게 그려냅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8살이 된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를 때, 10살이 된 아이가 처음으로 양치질을 할 때” 엄마의 영혼을 온통 감싸 안는 기쁨을, 비로소 깨닫는 눈물겨운 축복을 벅차게 얘기합니다. 상연 역을 맡은 김재화 배우는 탁월한 절제된 연기로 자폐 자녀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의 대명사 ‘그녀’에게 말합니다. 쓰러지지 말고 버텨내자고요.

영화는 장애인(障?人)을 ‘장애인’(長愛人)이라고 새롭게 정의합니다. ‘오랫동안 길게사랑받을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사랑의 의무는 장애인 자신과 가족, 이웃, 그리고 세상이 더불어 짊어져야 합니다. 저는 그 뜨거운 연대의 맨 앞줄에 그리스도께서 계시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바로 곁에 엄존하는 고통의 현장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은혜로운 새해이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주님과 함께….

글 _ 변승우 (명서 베드로, 전 가톨릭평화방송 TV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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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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