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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상 주교 서품] “주교직은 영광 아닌 십자가의 길”… 낮은 곳 향하는 목자의 첫발

수원교구 곽진상 보좌 주교 서품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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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에도 축하객들로 인산인해
은사부터 선후배·동기 사제 축하 인사
온 교회 축복 속 성대한 서품

 

곽진상 주교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와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오른쪽) 주교와 곽진상 주교가 축사를 들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기쁜 소식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전해야

주교 서품 미사가 시작되자, 곽진상 주교는 다소 긴장한 얼굴로 성가 ‘찬양하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입당했다. 서품식은 교구 사무처장 윤재익 신부의 서품 청원으로 시작됐고,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의 임명장을 들어 보였다. 이어 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도와 교구와 양 떼의 유익을 위해 일할 것을 당부한 교황 임명장이 낭독됐다. 곽 주교는 하느님 백성 앞에서 성령의 도움을 받아 주교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며 ‘뽑힌 이의 서약’을 했고, 제대 앞에 엎드려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치며 주님 은총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했다.

한국 교회 주교단은 곽 주교에게 안수 기도하며 새 주교가 교구민들과 함께 걷는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길 희망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곽 주교의 머리에 축성 성유를 바르고 복음서를 수여하며 새 주교가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을 본받아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주교 직무를 훌륭히 수행해가길 기도했다. 이어 이 주교는 곽 주교에게 신앙과 흠 없는 신의의 표지인 반지를 끼워준 뒤, 주케토와 주교관 그리고 양 떼를 돌보는 표지인 목자 지팡이를 전달했다. 곽 주교는 주교관을 쓰고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눈 후에야 밝은 미소를 지으며 교구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주교 서품은 한 사람의 삶에 주어진 중대한 전환점일 뿐만 아니라 보편 교회와 우리 수원교구가 하느님의 새로운 부르심 앞에 다시 서는 것”이라며 “주교로 서품된 이는 무엇보다 이 기쁜 소식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또 자신의 삶으로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난한 이들, 상처받은 이들,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다가가 하느님의 위로를 전하는 사명은 오늘 새로 서품되는 주교님께 특별히 맡겨진 직무”라며 “주교는 자신을 내어주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고, 주교직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앙 더욱 굳건해지도록 이끌어주길

교구민들은 새 보좌 주교의 탄생을 열렬한 박수로 환영했다. 1993년 당시 곽 주교가 첫 보좌 신부로 지냈던 중앙본당 시절을 떠올린 김옥희(안나, 수원교구 수리동본당)씨는 “곽 주교님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랑이 넘치는 사제셨다”며 “우리 앞에 새 사제로 오셨던 분이 이제는 주교님이 되어 교구민 전체를 위한 목자가 되시다니 감격스럽다”고 했다.

곽 주교가 범계본당 주임 시절 본당 전례 봉사자로 만난 인연으로 이날 오르간 봉사를 한 이은주(아기 예수의 데레사, 수원교구 오전동본당)씨는 “곽 주교님은 항상 경청하는 자세로 낯선 이들도 환영해주신 열린 사제셨다”며 “이제는 주교님으로서 우리 신앙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이끌어주는 목자가 되시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교구민들은 이날 곽 주교를 위한 기도 105만 365회, 묵주기도 576만 2247단, 희생 28만 2352회, 미사 참여와 영성체 40만 4427회, 성체조배 18만 1810회를 봉헌했다.
 
곽진상 주교가 2월 11을 수원교구 주교좌 정자동성당에서 열린 주교 서품식에서 부복하고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치고 있다.

곽진상 주교가 2월 11일 수원교구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주교 서품식에서 엎드려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치고 있다.


참된 목자의 길 걷기를 기도

곽 주교는 프랑스 유학 후 오랫동안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만큼 이날 서품식에는 곽 주교의 스승과 함께 수학한 선후배·동기 사제들이 자리했다. 특히 사제 때부터 곽 주교와 인연이 깊은 선배 주교들은 이날 주교단의 일원이 된 곽 주교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친근하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곽 주교와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 유학했던 손희송(의정부교구장) 주교는 서품식 전부터 곽 주교와 포옹하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곽 주교와 같은 수원교구 지동본당 출신인 이성효(마산교구장) 주교는 평화의 인사 중에 곽 주교를 뜨겁게 안아주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곽 주교와 신학생 시절 생활을 함께한 김종수(대전교구장) 주교도 축사에서 과거 곽 주교와 테니스를 함께 쳤던 추억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곽 주교 역시 김 주교를 ‘종수 형’이라 화답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곽 주교의 서품을 누구보다 축하한 이는 같은 시기 파리에서 유학을 함께했던 정신철(인천교구장) 주교다. 두 주교는 파리가톨릭대학교에서 함께 공부해 2005년 교리교육학·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 주교는 축하식에서 “주교 직무는 사제단과 함께하는 것이기에 사제들을 믿고 더불어 가길 바란다”며 동기이자 ‘선배 주교’로서 덕담을 건넸다. 곽 주교 역시 답사에서 정 주교를 ‘절친한 벗’이라 부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희송 주교와 정신철 주교는 서품식 후 첫 강복에서 곽 주교를 인도하며 그가 주교로서 첫발을 내딛는 자리에 동반했다.

곽 주교 스스로 ‘사제생활의 멘토’로 여겨온 앙리-제롬 가제(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오베르뉴 신학연구소장) 신부 역시 제자의 주교 수품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 프랑스에서 왔다. 가제 신부는 곽 주교를 “훌륭한 학생이자 연구자였다”며 “논문에 담긴 탁월한 그의 식견을 보며 언젠가 한국 교회를 위해 큰 일을 하실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제자의 주교 서품식에 참석한 것은 제게도 큰 기쁨”이라며 “신학생 때처럼 특유의 단순함을 잊지 않으며 참 목자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곽 주교의 가족은 곽 주교가 교구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세상의 그늘까지 복음을 전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길 기도했다.  큰형 곽춘상(바오로, 수원교구 지동본당)씨는 “주교관을 쓰시고 축복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돌아가신 부모님께서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며 “신자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목자가 되시고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참된 목자의 길을 걷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당숙 곽용섭(바오로, 수원교구 세류동본당)씨는 “어린 시절부터 나이가 많건 적건 자신이 배울 점이 있으면 찾아가 듣고 익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따뜻한 모습을 기억하면서 이제는 교회 구성원 모두의 ‘가족’으로서 건강하게 사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곽 주교는 서품식 후인 2월 15일 지동성당에서 본당 출신 사제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이날 미사에는 곽 주교가 사제품을 받던 당시 본당 주임이었던 김영옥 신부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곽 주교는 “지동본당은 저의 할아버지께서 공소 회장을 지내시고 큰아버지가 연령회 회장을 하셨으며 어머니가 매일 미사를 봉헌했던 제 신앙의 요람”이라며 “주교로 서품되고 봉헌하는 첫 미사를 지동본당과 함께, 지동 출신 사제들과 거행하게 돼 감사하다”고 감격했다. 곽 주교는 미사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이곳에 오니 여러분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지금의 내가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된다”며 기도해준 모든 이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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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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