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주교들은 사순 시기 회개와 화해, 희망의 삶을 강조했다.
경청과 동반 강조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의 율법을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갈라 6,2)란 주제 사순 메시지에서 “삶의 무게 앞에서 쉽게 지치고 흔들리는 청년들과 신앙의 가장자리에서 망설이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순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교회는 완벽한 이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짐을 함께 지며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공동체임을 우리의 삶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동반의 길은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를 향해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한국 교회 전체가 함께하는 ‘묵주기도 10억 단 바치기 운동’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짐을 기도로 나누며, 이를 주님께 맡겨 드리는 공동의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정 대주교는 또 “이 여정을 우리 삶 안에서 더욱 살아내기 위해 우리는 사순 시기 동안 기도와 단식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통해 삶을 단순하게 가꾸고 정화하도록 초대받는다”며 “판단보다 ‘경청’으로, 무관심보다 ‘동반’으로 다가가며 서로 다른 처지와 생각 안에서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생태적 회개 깊이 묵상하자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도 “우리가 외면했던 생명의 가치와 창조 세계의 눈물을 깊이 들여다보며, 다시 한번 ‘생명 보호’와 ‘생태적 회개’에 대한 깊은 생각을 나누자”고 요청했다.
김 주교는 ‘생명 보호와 생태적 회개의 은총을 청하며’란 주제 담화에서 “우리 공동의 집은 처절한 신음을 하고 있으며, 작고 힘없는 생명들은 위태로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하느님과 이웃과 모든 피조물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회복하는 영적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태적 회개’는 가장 약한 생명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며 창조 세계를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신앙의 눈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또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태아의 생명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도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살아갈 생명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도 사순 시기 “허물과 죄에도 ‘자비로이 부르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배워 우리도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을 맞아들이는 화해와 환대의 삶으로 나아가자”면서 “이번 사순 시기는 우리를 향한 주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만나고 이를 끝까지 기억하는 시간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주교는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루카 22,62)란 주제 담화에서 “베드로 사도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께 매료돼 신앙인이 됐지만, 인간적 나약함으로 늘 충실하지 못한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며 “예수님은 베드로의 배반을 질책하지 않으셨고, 아무 말 없이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실 뿐이었고, 마침내 이 사랑 가득하고 자비로운 눈빛이 그를 회개의 삶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