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이 오면 매곡성당에서 강론하시던 강희재 요셉 신부님이 떠오른다. 당시 나는 천주교에 막 입문하여 교육받던, 백지상태였기에 신부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더욱 신기하기만 했다. 비록 성찬 전례 때가 되어도 성체를 영하지 못하는 예비 신자였음에도, 집 근처 매곡성당을 두 눈 반짝이며 평일 미사까지 참례하던 열성적인 시절이었다.
신부님은 참으로 성실하셔서 많은 일을 도맡으셨고, 복음의 전파자로 수많은 양 떼를 위해, 하느님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사목하셨다. 나는 예비신자로서 늘 맨 앞자리에 앉아 신부님의 가르침을 머릿속 깊이 저장하느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익혀 나갔다.
강희재 신부님은 1975년 경기 이천에서 태어나 2003년 9월 19일 사제품을 받으셨다. 젊은 감각과 열정으로 하느님의 큰 그릇이 되신 신부님은, 훌륭한 인품과 유창한 말씀으로 누구라도 강론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으셨다. 서글서글한 성품과 유머를 겸비하셨던 분, 무더운 여름날 성전을 청소하는 신자들에게 일일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시며 격려해 주시던 세심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금은 성당 사무실 벽의 사진 속에서만 뵐 수 있는 분이 되었다.
신부님께서 다른 소임지로 떠난 뒤 자주 뵙지 못했다. 그러다 2018년 3월 28일, 신부님께서 수술 후 회복하던 중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교구 복음화 부국장 소임을 수행하며 쏟으셨던 헌신을 알기에, 신부님의 회복을 바라는 신자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했다. 그러나 신부님은 그 기도를 뒤로하고 하늘의 별이 되셨고, 3월 30일 장례미사에서 우리 수원교구 식구들은 황망한 마음으로 이별 아닌 이별을 나누어야 했다.
신자들의 오열을 뒤로하고 하느님 곁으로 가신 신부님. 15년간의 사제직을 수행하신 신부님은 사제들의 영원한 안식처인 안성 미리내성지에 고단했던 삶의 영을 뉘셨다. 봄마다 붉은 진달래는 피고 지며 신부님의 넋을 달래고 있다.
많은 이의 가슴에 깊이 남으신 신부님의 영전에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신부님께서 하늘나라에서도 패기 넘치는 군대의 일원으로 기쁘게 임하시길 빈다.
여전히 3월의 하늘은 신부님을 다시 하늘나라로 올리신 날을 기억하게 한다. 그곳에서도 또 다른 하느님의 일을 하고 계실 신부님, 주님께서 신부님의 공로와 노고를 굽어살피시어 영원한 안식에 머물게 하시길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글 _ 이영숙 로사(수원교구 안양 매곡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