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미디어 공공성은 '헌법적 가치'이다
정부와 국회는 안정적 지원구조 법제화로 화답하라
오늘 헌법재판소는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방송의 다양성과 공공성이 자본의 논리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재확인한 현명한 판결입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해 온 종교방송의 존립 근거를 지켜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판결은 결합판매 제도가 단순히 매체 간의 '경제적 거래'가 아니라, 다원적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임을 국가 기관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제 '끼워팔기'라는 식의 악의적인 프레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판결을 기뻐하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제도는 유지되었으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고사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거대 글로벌 OTT의 시장 잠식과 광고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중소방송사들의 재정은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특히, 지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중소방송 지원을 위해 마련된 150억 원 규모의 예산이 사실상 증발해버린 사태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얼마나 거꾸로 가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헌재가 제도의 정당성을 확인해 준 만큼, 이제 공은 정부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제도만 껍데기처럼 남겨두고 실질적인 예산과 지원을 줄여나가는 ‘고사 작전’을 멈추어야 합니다. 헌재의 판결 취지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중소방송이 공익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육성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종교방송사들은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헌재 판결 취지에 부합하도록, 사라진 지역·중소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예산 150억 원을 즉각 원상 복구하십시오. 제도 유지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제작비 지원이라는 마중물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둘째,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운용을 정상화하여 중소방송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 구조를 법제화하십시오. 결합판매 제도를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미디어 상생 발전 방안’을 수립하여 더 이상 소모적인 위헌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정부는 결합판매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OTT 대응을 위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책을 수립하십시오.
오늘의 기각 판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저희 종교방송사들은 헌법이 확인해 준 공공성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며 사회 통합을 이루는 언론의 소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자세 변화를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2026년 2월 26일
종교방송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