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요 선진국 중 종교의 역동성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세계의 종교적 다양성’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201개국의 종교 지형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관은 △그리스도교(가톨릭+정교회+개신교 등) △유다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기타 종교 △무종교 등 7개 범주로 나누고, 각 국가 혹은 지역 내에서 종교가 얼마나 균등하게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했다.
여러 권역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해당 지수가 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10점 만점 중 7.3점으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다만 대만이나 싱가포르 같은 인구 규모가 작은 국가들을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인 셈이다. 싱가포르가 9.3점으로 1위, 수리남(7.5점), 대만(7.5점), 한국, 모리셔스(7.3점), 기니-비소(7.2점), 토고(7.1점), 베냉(7.1점), 호주(7.0점), 프랑스(6.9점) 순이다.
한국이 현대 다종교 사회의 대표 모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중 한경대 교수는 2023년 논문 ‘한국의 다종교 문화 현상 들여다보기’에서 “한국이 다종교 사회가 된 이유는 한국인의 종교 중층성과 세속화 과정을 겪는 점, 종교의 자유 보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오지섭(요한 사도)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는 논문 ‘세계화 시대 한국문화의 정체성 : 한국 종교의 조화와 공존적 특성을 중심으로’에서 “한국인의 전통적인 의식과 문화 안에는 모두를 포용하고 존중하려는 조화와 공존의 특성이 존재한다”면서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조화와 공존을 가능하게 했다”고 기술했다.
아울러 한국은 무종교인이 다수 분포하지만, 어느 한 종교 집단이 우세한 것도 아니었다. 기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무종교(48) △그리스도교(32) △불교(19)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어떤 하나의 집단도 절반을 넘지 않는 7개 국가(영국·모리셔스·호주·프랑스·코트디부아르·싱가포르 등)에 속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1만이 종교가 매우 다양한 국가(7.0 이상)에 거주했다. 반면 세계 201개국 중 194개국은 50 이상이 하나의 종교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구의 95 이상이 동일 종교 집단에 속하는 국가도 43곳에 달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