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직후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거주지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OSV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각 지역에서 보복 공격이 이어지는 등 폭력이 확산하자 보편·지역 교회는 우려를 전하고, 각국에 평화 회복을 위한 도덕적 책임을 되새길 것을 호소했다. 중동 가톨릭교회의 사목과 안전 또한 치명타를 맞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튿날인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중동과 이란에서 발생한 중대한 사건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평화는 상호 확증적 파괴나 위협·고통·죽음을 초래하는 무기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합리적이고 진정성 있으며 책임감 있는 대화를 통해서만 구축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교황은 “엄청난 규모의 비극이 발생할 가능성에 직면해 모든 당사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빠지기 전에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는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외교가 본래의 역할을 되찾고, 정의에 기반을 둔 평화로운 공존을 갈망하는 모든 민족의 행복이 증진되기를 바라며 계속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중동 지역 교회는 긴장 속에서 공동체 안전에 유의하며 폭력이 멈추고 평화가 회복되길 기도하고 있다. 북아라비아 반도 4개국(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을 담당하는 북아라비아대목구장 알도 베라르디 주교는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공개한 성명에서 무엇보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며 본당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사제단에게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칠 것을 요청했다.
베라르디 주교는 또 바티칸 뉴스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지만, 이란이 증오와 복수심으로 다시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전체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며 “아직 성당이 공격을 받았거나 공동체 내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성당 인근 폭격에 따른 파편으로 성당 건물이 손상되는 사례가 이어져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이스라엘 지역 교회는 자국 정부의 이란 폭격으로 중동 지역과 세계 평화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을 우려하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오클라호마시티교구장) 대주교는 “갈등이 심화한다면 더 큰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고 다자간 외교적 노력을 통해 평화를 되찾도록 모든 국가와 국제기구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예루살렘 성지보호구 이브라힘 팔타스 신부는 “이미 수년에 걸친 전쟁 속에 생명을 위협받았던 예루살렘 사람들은 그 공포가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다시금 무고한 사람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전쟁으로 얻을 경제적 이익에만 집착한다면 평화 회복을 향한 모두의 요청에 응답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이 악이 우리 시대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도덕적 책임을 지닌 이들이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며 “편견을 이겨내고 이웃에게 손을 내밀며 이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따라야 할 ‘진정한 인간다운 모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