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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성 멈추고 대화의 장 열어야.. 교회, 국제 사회에 평화 회복 노력 촉구

이라크 칼데아 총대주교 ‘전쟁은 해결책 아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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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나비 싯 지역 주민들이 7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쑥대밭이 된 마을을 돌아보며 허탈해하고 있다. OSV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그리고 이에 맞서 이란이 중동 전 지역을 대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전쟁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외교적 노력을 바탕으로 평화 회복을 향할 것을 다시금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아시아·북미 교회에서는 “정치권과 미디어가 전쟁을 영화·게임처럼 다루면서 진실을 감추고 있다”며 책임감 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이란과 중동 전역에서 깊은 우려를 일으키는 소식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며 “폭력과 파괴, 만연한 증오와 공포 분위기 외에도 이러한 분쟁이 더욱 확산하면서 사랑하는 레바논을 비롯한 지역 내 다른 국가들마저 다시 불안정한 상황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주님께 폭탄의 포효가 멈추고 무기가 침묵하며 모든 민족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열리길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동 지역 가톨릭교회들은 지역 전체를 전쟁 소용돌이에 몰아놓고 있는 분쟁을 규탄하며 평화 회복을 위한 모든 종교인의 연대를 호소했다. 북아라비아대목구장 알도 베라르디 주교는 5일 성명을 통해 “이번 전쟁은 사순 시기와 라마단이라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에 일어났다”며 “성스러워야 할 이 여정이 갈등으로 얼룩진 상황에서 우리는 종교를 떠나 하나가 되어 중동 전체가 다시 평화의 시대로 돌아가도록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레바논 가톨릭 총대주교좌와 주교단은 전쟁 당사자들이 공동선과 정의에 바탕을 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레바논 주교단은 5일 성명에서 “무차별적 공격이 각지에서 이어지면서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충돌로 격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폭력의 악순환은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 존엄성을 위협하고 정의와 안정의 토대를 훼손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3월 4일 이라크 아르빌 외곽 안카와에 위치한 한 성당이 드론 공격을 받고 파괴된 모습. OSV


이라크 칼데아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 루이스 라파엘 사코 추기경은 7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라크는 전쟁과 상관이 없음에도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과 남부의 유전지대, 바그다드 공항까지 전국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됐다”며 “이란이 이라크 그리스도인의 중심지 니네베 평원까지 공격하면 이들은 간신히 찾은 보금자리를 떠나 또다시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 현지 교회들은 전쟁의 공포 속에도 집을 잃은 피란민을 돕고자 성당을 개방하고 있다. 살레시오회 중동 관구장 시몬 자케리아 신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으로 레바논에서만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 등 수천 명이 피란민으로 전락했다”며 “더 많은 이재민 발생에 대비해 수도회 시설을 개방해 이들이 머물 임시 공간을 만들고 보호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쟁 상황을 영화나 게임처럼 다루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시카고대교구장 블레이즈 쿠피치 추기경은 7일 공개한 ‘양심에 호소하는 성명’을 통해 최근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영화 장면을 합성한 전쟁 홍보 영상을 올린 데 대해 “수많은 이가 피 흘리고 생명을 잃는 전쟁을 영화나 비디오 게임처럼 묘사하는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우리 사회를 더욱 군사적 파괴력에 도취하게 하고 전쟁 비용에 무감각하게 만들면서 우리 인간성까지 박탈하고 말 것”이라고 질책했다.
 
3월 8일 미국-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은 이란 테헤란의 한 연료 탱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OSV
 
3월 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광장으로 피신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 주민들의 모습. OSV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부의장 파블로 비르질리오 다비드(필리핀 칼루칸교구장) 추기경은 “현대의 전쟁은 멀리 떨어진 지휘센터에서 기술을 이용해 벌어지는데, 이는 마치 전쟁이 깨끗하고 통제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며 “우리가 손쉽게 누르는 버튼 끝에 수많은 인간 생명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가톨릭지식인문화운동(ICMI CA) 아시아-태평양 회원단체(대표 이성훈)도 2일 성명을 내고 “무력 사용의 지속은 재앙적 확전과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 장기적 불안정을 초래하고, 그 피해는 가장 취약한 공동체에 먼저 돌아간다”면서 “군사적 확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협상을 통해서만 지속 가능한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쟁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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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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