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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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환 평화칼럼] 본당의 소금, 성가대의 빛

서지환 요한 바오로(청년 생명운동가·도림동교육센터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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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학생 기숙사인 도림동교육센터의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입주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일반적인 대학 기숙사와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영국의 칼리지처럼 공동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함께 저녁을 먹고 식사 후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영성·운동·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

이곳을 소개할 때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점 하나가 있다. 기숙사에 가톨릭 신자가 아닌 학생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왜 비신자 학생도 받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우리 센터는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었다. 지금까지 개신교 신자·불교 신자도 있었으며 종교가 없는 학생들도 함께 지내왔다. 성당 행사나 기도에 참여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 배우고 존중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개신교 목사님이나 불교 스님도 초대해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이런 점에 놀란다는 것이 오히려 조금 놀랍다. ‘가톨릭’이라는 말 자체가 바로 그런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은 ‘보편적’이라는 뜻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오셨고, 교회는 그 구원을 세상 모든 이에게 전하기 위해 존재한다.

물론 신앙 안에서 공동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톨릭 신자가 소수인 사회에서는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신앙을 지키는 공동체가 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본당 활동이나 봉사는 많은 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예전 칼럼에서도 썼듯이 주변에서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지환아, 나 열심히 믿기로 했어. 이번에 성가대도 하고 주일 미사도 빠지지 않으려고”, “나 이번에 교사하게 됐는데?”, “한동안 성당에 안 나갔는데 이번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참 기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혹시 우리가 신앙을 ‘성당 안에서 보내는 시간’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당은 신앙의 중심이지만 그 자체가 목적지는 아니다. 오히려 다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힘을 얻는 곳에 가깝다. 성체성사와 고해성사, 공동체 안에서의 기도와 말씀을 통해 우리는 은총을 받고 마음을 채운다. 마치 자동차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우듯 말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주유소에 머무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길 위로 나가기 위해 잠시 들르는 것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성당에서 받은 은총은 결국 일상의 자리로 흘러가야 한다. 가정과 직장, 학교와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여야 한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그렇게 살았다. 그들은 따로 떨어진 종교 공동체 안에서만 살지 않았다. 같은 도시에서 같은 일을 하며 같은 사회 안에서 살아갔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세기에 쓰인 「디오그네투스에게」에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한마디로 영혼이 육신 안에 존재하듯이, 그리스도 신앙인은 세상 안에 존재합니다. 그리스도 신앙인이 세상의 모든 도시에 흩어져 살듯이, 영혼도 육신의 모든 부분에 존재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13) 그리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또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시며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게 한다”는 비유도 드셨다.(마태 13,33 참조)

소금과 빛·누룩도 다른 것 안에 들어갈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단순히 성당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자리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상의 소금이 되고 세상의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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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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