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OSV]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느님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중대한 죄”라고 경고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3월 15일 ‘오아시스 재단’이 주최한 웨비나에서 중동 분쟁은 신앙이 아니라 정치적·물질적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십자군은 없다”고 강조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교를 끌어다 쓰는 이른바, ‘유사 종교적 언어’를 경계하면서 “하느님은 전쟁을 이용하는 이들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 부상자들, 피란민들 가운데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오 14세 교황이 거듭 호소해 온 평화를 위한 메시지에 뜻을 같이한다면서도 “이런 평화 호소가 실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특히 가자지구의 참상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그는 “더 이상 기아 문제는 없지만, 여전히 200만 명의 피란민이 모든 것을 박탈당한 채 남아 있다”며 “가자지구의 80는 여전히 파괴된 상태이고, 재건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가자지구 36개 병원이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약품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항생제조차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진으로는 그 냄새를 전할 수 없을 뿐 사람들은 말 그대로 하수구 속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가자지구의 교착 상태를 풀 정치적 해법을 두고도 비극적 상황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진단을 내놓았다. “하마스가 무기를 넘기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철수하지 않을 것이고, 이스라엘이 철수하지 않는 한 하마스도 무기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앞서 2월에는 가자지구 통치와 재건을 감독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꾸려진 ‘평화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평화위원회는 식민주의적 작전으로서 다른 이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신해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인들에게는 “언론 보도가 선전 통로가 돼서는 안 되고, 비판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쟁 시기일수록 정확한 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