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앞줄 가운데) 교황이 지난 20일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티시아 오르티스 로카솔라노(앞줄 오른쪽) 스페인 왕비와 함께 서한을 읽고 있다. OSV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20일 로마 4대 대성전 중 한 곳인 성모 대성전의 명예 수석 참사(Protocanonico Onorario) 칭호를 받았다.
미국 가톨릭통신(EWTN) 등에 따르면, 펠리페 6세 국왕은 이날 로마 성모 대성전에서 롤란다스 마크릭카스(성모 대성전 수석사제) 추기경 주례로 열린 예식에서 성모 대성전 명예 수석 참사로 서임됐다. 후안 카를로스 선대 국왕 서임 이후 49년 만이다.
참사는 대성전 혹은 주교좌성당에서 전례를 전담하고 주교를 보좌하기 위한 구성원을 부르는 명칭이다. 명예 수석 참사 혹은 명예 수석 의전 사제는 실질적으로 미사를 집전할 수 없지만, 과거 군주제 전통을 이어 칭한다.
교황청은 스페인 제국이 종교개혁 혼란과 대항해 시대 당시 가톨릭교회를 지원한 공로를 치하해 스페인 국왕을 교황의 협력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명예 직함을 수여했다. 가톨릭교회는 역사적으로 로마 4개 대성전을 신성로마제국 황제(성 베드로 대성전)와 프랑스 국왕(라테라노 대성전), 스페인 국왕, 잉글랜드 국왕(성 바오로 대성전) 등에게 맡겨 수호하게 하는 전통이 존재해왔다. 교황청은 교회 일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바티칸을 방문한 찰스 3세 국왕을 성 바오로 대성전의 ‘왕실 명예 수사’로 임명한 바 있다.
마크릭카스 추기경은 기념식에서 “전통의 의미는 역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해 전승하는 것”이라며 “성모 대성전은 스페인과 스페인 원수를 위해 늘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임식 이후 펠리페 6세 국왕은 바티칸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만났다. 오는 6월 교황은 스페인 방문을 앞두고 있다. 만남은 50분간 진행됐으며 교황의 사전 외교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성모 대성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교황 8명이 안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