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예루살렘 성묘성당에서 거행된 성목요일 발 씻김 예식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 사제들이 줄을 지어 입당하고 있다. OSV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이후 전쟁이 중동 전체로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이 중동의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을 위해 성금요일에 신자들이 봉헌하는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 세계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교황청 동방교회부 차관보 필립보 치암파넬리 주교는 최근 한국어 바티칸 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전쟁으로 인해 현지의 그리스도인 특히 성지 순례자들에게 생계를 의존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며 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 봉헌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치암파넬리 주교는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은 사도 바오로가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 위해 모금을 요청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렇게 모인 기금은 동방 신자들을 돕기 위해 배정되는 전교 주일 성금 일부와 동방교회원조협회(ROACO) 기구 기금 등과 함께 고통받고 있는 동방 가톨릭교회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치암파넬리 주교는 이란 전쟁은 물론, 그전부터 이어진 전쟁과 박해로 동방 가톨릭교회 구성원들이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치암파넬리 주교는 “동방 가톨릭교회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전례 전통을 지닌 교회의 ‘살아 있는 보물’ 같은 존재지만 전쟁과 박해, 극심한 빈곤 때문에 많은 신자가 정든 땅을 떠났고, 이제는 절반 정도가 본래의 터전 밖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은 고향을 잃은 것을 넘어 본의 아니게 라틴 교회에 동화되어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고유한 예법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치암파넬리 주교는 “특별 헌금은 주로 예루살렘 성지 보호 관구를 통해 사용되며, 성지 보존뿐 아니라 현지 그리스도인들의 생계와 교육, 공동체 유지에 쓰인다”며 “성지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역사적 신앙의 터전을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교회 전체의 책임으로, 작은 나눔이지만 이들에게는 생존과 희망을 이어주는 결정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신자들이 이 헌금에 적극 참여해 고통받는 형제자매들과 연대에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 교회는 1979년부터 교황청 요청과 주교회의 상임위 결정에 따라 ‘성금요일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을 실시해 교황청에 전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