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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엄벌보다 예방이 먼저”

정부 첫 공개 포럼, 하향 근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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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의 참석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나이를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혁(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18일 정부 주최 첫 공개 포럼에서 “오늘날 청소년이 과거보다 통찰력 등이 현저히 발달했다는 경험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정적 여론을 넘어 청소년이 지능적으로 범죄를 더욱 저지르거나 형벌에 대한 감수성이 낮아졌다는 객관적 자료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 사건은 2023년 이후 연간 2만 건 이상 법원에 접수되고 있다. 이에 사회 일각에서는 청소년의 형사책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두 달 안에 결론을 내라고 지시했고, 성평등가족부 주도로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이승현 선임연구위원은 “촉법소년을 둘러싼 논의가 나이 한 살을 낮출지 말지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단순히 나이 기준의 변경 문제가 아니라,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강조하듯 사회가 비행 청소년을 차별하는가 하지 않는가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현장에서 20년간 만난 소년범들은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로 가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전에 이들이 비행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해자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롬(부산외국어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해자와 비슷한 또래의 어린 피해자들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피해자의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가해자 처벌 논의를 넘어 피해자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는 국내 유일 소년수전담 교육기관인 만델라학교에서 소년수들과 동행하고 있다. 부위원장 이승민 신부는 “청소년 범죄로 상처 입은 피해자를 생각하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문제를 단순히 처벌 기준으로만 접근해서는 근본 해결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신부는 “사목 현장에서 보면, 한 사람의 관심과 신뢰가 청소년의 삶을 바꾸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며 “처벌과 함께 교정과 교육, 관계성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이들이 사회로 돌아온 뒤 다시 범죄로 내몰리지 않도록 상담과 교육, 직업 훈련, 멘토링 등 사회 정착 프로그램 또한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소년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들이 잘못을 바로잡고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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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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