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주님이 십자가에서 외치신다"
레오 14세 교황이 2026년 3월 2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성지주일 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예수님은 전쟁을 거부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이들의 기도는 듣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어제(2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강론에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은 인류 역사의 모든 고통을 품으시고 십자가에서 전쟁을 향해 외치신다"며 이같이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이 2026년 3월 2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지주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OSV
"예수님은 피묻은 손의 기도는 듣지 않는다"
강론에서 교황은 이사야서 1장 15절 "너희가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할지라도 나는 들어주지 않으리라. 너희의 손은 피로 가득하다"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전쟁을 거부하시는 평화의 왕이시며, 누구도 그분을 전쟁의 명분으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은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고 오히려 거부하신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그리스도교 신자로 전쟁에 책임이 있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6년 3월 27일,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 중 발생한 공습으로 파괴된 주거용 건물 잔해 속에 장난감 하나가 놓여 있다. OSV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외치신다..."무기를 내려놓으십시오"
교황은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다시 외친다"며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자비를 베푸소서, 무기를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형제자매임을 기억하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도록 자신을 내어주신 것은 인류 역사 속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짊어져야 했던 모든 십자가를 포용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에게서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인류를 볼 수 있다"며 "그분의 상처에서 우리는 오늘날 수많은 여성과 남성이 겪는 고통을 본다"고 말했다.
2026년 3월 29일,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성지주일 미사 말미에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다. OSV
그리스도 수난 묵상...전쟁 종식과 강력한 평화 호소
교황은 또 미사 끝에 5주째에 접어든 중동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간절히 호소하고 중동 지역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교황은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전쟁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을 붙들어 주시고 화해와 평화로 가는 구체적인 길을 열어주시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어 라틴어로 삼종 기도를 인도하며 전쟁으로 성주간 전례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그들의 시련은 우리 모두의 양심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 2026년 3월 29일 예루살렘에서 성지 주일 기념 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날은 대규모 모임 제한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올리브산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성지주일 행렬이 취소됐다. OSV
'하느님의 종' 토니노 벨로 주교 인용..."민족들의 불의와 전쟁의 섬광 사라지길"
교황은 또 강론에서 '하느님의 종' 토니노 벨로 주교의 말을 인용해 주님께 평화를 간청했다. "민족들의 불의와 전쟁의 섬광이 사라지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이 끝나게 해 주소서, 폭력과 고통 속에 있는 모든 희생자의 눈물이 봄 햇살 아래 서리처럼 곧 마르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1993년 선종한 벨로 주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걸프 전쟁을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현재 시성 절차를 밟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이주민들 특히 최근 크레타 섬 해안에서 사망한 이주민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2026년 3월 29일,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 사비오르 수도원 밖에서 팔레스타인 가톨릭 신자들이 성지주일 올리브 가지 축복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 후방 사령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발발을 이유로 전통적인 성지주일 행렬을 취소했다. O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