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파키스탄 최대 교구인 라호르대교구장으로 카푸친 작은형제회 소속 칼리드 레흐마트 대주교(57)가 3월 28일 착좌했다. 전임 교구장이 해임된 후 혼란을 겪던 라호르대교구 쇄신의 분기점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호르대교구는 파키스탄 가톨릭교회 역사상 전례 없이 전 교구장 세바스찬 쇼 대주교가 2024년 8월 해임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쇼 대주교는 카라치에 소재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서 생활하다 3월 24일 퀘타대목구장에 착좌했다.
레흐마트 대주교의 교구장 착좌 미사 중, 교구 총대리 아시프 사르다르 신부는 레오 14세 교황의 라호르대교구장 임명 칙서 번역문을 낭독했다. 이 칙서에는 약 57만7000명의 신자가 속해 있는 라호르대교구가 겪어온 시련에 대해 “교회는 여러 이유로 때때로 파도에 시달리며, 헌신적인 사목자들의 인도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돼 있다.
쇼 대주교는 최근 몇 년간 교구 재정 관리 부실, 교회 자금 및 재산과 관련된 부정행위 등 여러 의혹에 직면해 왔다. 이러한 의혹은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또한 2017년 공직선거 운동 기간 중 현재 펀자브주 마리암 나와즈 주지사가 성심대성당에서 정치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비판을 받았다. 또 2021년에는 한 그리스도교 신자 활동가가 쇼 대주교와 관련된 비정상적 토지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그와 관련된 사진과 문서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쇼 대주교는 언론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2022년에는 정직 처분을 받은 한 사제가 쇼 대주교의 개인적 처신과 관련한 추가 의혹을 제기했지만, 교구 관계자들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일축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 카리타스 전직 관계자 등을 포함한 일부 신자들은 권한 남용과 재정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교황청에 쇼 대주교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라호르대교구장좌가 공석인 동안 교구장 서리를 맡았던 카라치대교구장 베니 마리오 트라바스 대주교는 레흐마트 대주교의 착좌식에 참석해 “교구 상황이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황대사관에 접수되는 민원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주재 교황대사 제르마노 페네모테 대주교는 “혼란의 시기 동안 라호르대교구를 이끈 트라바스 대주교에게 감사하다”면서 “라호르대교구는 이 순간을 참된 부활로 체험하도록 초대받고 있고, 혼돈에서 새 생명으로, 어둠에서 벗어나 부활하신 주님의 찬란한 빛으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라호르대교구 평신도 지도자들은 향후 구조적, 문화적 쇄신과 더불어 교도권의 더 큰 책임성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쇼 대주교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교회 당국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