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야운데 OSV] 레오 14세 교황은 4월 15일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 도착해 수년간 분리주의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에 평화를 강력히 호소했다.
교황은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 연설에서 “나는 목자이자 대화와 형제애, 평화를 위한 봉사자로 이곳에 왔다”며 영어권 북서·남서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분쟁을 “깊은 고통”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가정이 해체됐으며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젊은이들은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숫자 뒤에는 실제 사람들의 얼굴과 이야기, 무너진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카메룬에서는 2017년 이후 정부군과 영어권 분리주의 무장세력 간 충돌로 6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만 명 이상이 피란했으며, 약 18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교황 방문을 앞두고 분리주의 세력은 민간인의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사흘간 휴전을 선언했다.
한편 이번 방문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란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교황의 대통령 면담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부에아교구장 마이클 미아베수에 비비 주교는 “어떤 사람도 교황이 만나지 못할 만큼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방문이 “회개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평화는 모든 이의 책임이며 특히 공권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공공자원 관리와 법치 존중이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해 “통치자는 권력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의무감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카메룬은 분리주의 갈등 외에도 보코하람의 테러와 정치적 긴장 등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
이날 교황 도착을 환영하기 위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으며, 현지 교회는 이번 방문이 평화를 향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멘다대교구장 앤드루 은케아 대주교는 “교황의 방문이 평화를 위한 가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16일 분쟁 중심지 바멘다를 방문해 평화 모임을 주재하고, 야외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가브리엘 아베가 오와나 신부는 “이번 방문은 외교적 행사를 넘어 고통받는 이들에게 전하는 베드로 후계자의 위로”라며 “카메룬 국민에게 ‘당신들은 잊히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