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의정부교구 신곡1동성당에서 열린 교구 3지구 발달장애 부모 첫 모임에 참여한 어머니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신앙 안에서 함께 걷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의정부교구 3지구 발달장애 부모 첫 모임이 18일 신곡1동성당에서 열렸다.
현재 교구 내에 발달장애 주일학교와 미사, 부모모임이 운영되는 곳은 1·2지구와 5·6지구 거점 본당 두 곳이다. 이날 3·4지구를 위한 첫 모임이 열리자 소식을 들은 지역 부모 30여 명이 참여해 각자의 사연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했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부모들은 쉽사리 집 밖을 나서지 못한다. ‘성당은 받아주겠지’하는 마음으로 찾지만,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중2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3년 전 아이의 첫영성체 과정에서 받은 상처로 성당을 떠났다가 이날 어렵게 다시 찾았다. 신앙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교리 교사와 수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교리를 맡겼지만, 다소 부족한 노트 필기를 본 주임 신부의 큰 질책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24살 지적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도 “첫영성체 때 신부님으로 인한 상처로 5년간 냉담했다가 다른 신부님 덕분에 치유돼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세례를 받았다”며 “가족이 함께 영성체하는 기쁨이 있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미사 참여 자체가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42살 자폐 자녀를 둔 어머니도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면에서 한계에 다다르는 느낌”이라고 공감했다.
반면 9년 전 세례받은 어머니는 “신앙이 굳건해진 후 하느님이라는 든든한 분이 계신다는 믿음에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한다’는 걱정이 사라졌다”며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최중증 발달장애 딸과 지금껏 함께 살고 있는 80대 노부도 “하느님께 대들기도 많이 했지만 감사한 일도 많았다”며 “힘내서 함께 걸어가자”고 위로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발달장애 딸과 함께 찾은 어머니는 “선배 부모들의 나눔을 들으며 보이지 않는 미래의 두려움을 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눔 전 진행된 강의에서 한종숙(체칠리아) 전 교수는 “신앙은 아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이라며 공동체 역할을 강조했다. 변석희(마리아) 심리상담 전문가는 “장애 자체보다 사회의 편견과 시선이 더 큰 상처가 된다”며 “부모부터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교구 내에서 먼저 발달장애 가족 미사를 시작한 행신1동본당 사랑반 김소영(로사) 교사는 “2017년 다섯 가족으로 시작한 미사가 올해 8개 본당 31명이 참여해 마음껏 소리 지르고 뒹굴어도 되는 풍성한 모임으로 발전했다”며 3지구의 첫걸음을 응원했다.
모임을 제안한 지선미(마리나)씨는 “같은 처지의 교우끼리 위로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장애인 미사가 생기길 희망하며 오늘 첫걸음을 뗐다”며 “많은 분의 격려와 응원 속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신곡1동본당 주임 김도현 신부는 “구체적인 방법은 함께 찾아가겠지만, 무엇보다 ‘동행’의 정신이 중요하다”면서 모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