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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 허용’ 거론한 정부에 “생명은 효율의 대상 아냐”

정부 ‘규제합리화회의’서 낙태약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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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 등 생명단체들이 17일 식약처 앞에서 정부의 낙태약 도입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여연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정부 출범 후 28년 만에 전면 개편한 ‘규제합리화회의’ 첫 전체회의에서 ‘낙태약 도입 허용’ 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가톨릭을 비롯한 그리스도교계는 “생명은 행정적 편의나 규제 완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낙태죄(처벌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초기 낙태 관련 약물 도입을 계속 금지하고 있다”며 낙태약 허용 필요성을 제기해 다시금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해당 약물은 세계 100여 개국에서 허용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필수의약품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식약처가 관련 법 개정 없이도 도입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을 받고도 추진하지 않는 것도 사실상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낙태약 허용의 적극적인 검토와 면책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도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낙태약 화두가 던져진 만큼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종교계는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오석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는 “생명은 결코 행정적 편의나 경제적 효율을 따지는 ‘규제 합리화’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엄중히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신부는 “하느님이 부여하신 고귀한 생명은 어떠한 논리로도 훼손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며 “정부는 약물 도입을 통한 ‘낙태 자유화’를 조장하기보다 태중의 생명을 보호할 실질적인 법적·제도적 울타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선택’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멈추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생명의 문화’를 꽃피우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 등 생명단체들은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17일 식약처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는 낙태약 허가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생명을 포기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양육 지원 의무를 방기하는 비겁한 행정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기준 미국 내에서 낙태약 부작용이 10.93에 달했다”며 “낙태약의 위험성을 숨기는 정부의 행태 또한 여성을 향한 기만이자 가스라이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생명윤리 붕괴를 막기 위해 낙태약 도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한국 주교단은 지난 3월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후 발표한 성명에서 “낙태 약물은 결코 ‘간편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임산부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여성이 낙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국가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양육비 이행 지원 제도의 확대, 학교와 직장 내 돌봄 시설 확충 등 안심하고 출산·양육을 이어갈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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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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