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은 지역교회마다 견해 차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는 동성 커플 축복에 관해, “교황청은 동성 커플에 대한 공식화된 축복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황은 알제리,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4개국 사목방문을 마치고 4월 23일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관례에 따라 기자회견을 하던 중, 독일 뮌헨-프라이징대교구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이 최근 자신의 교구 사제들에게 동성 커플 축복을 허가한 결정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교황은 이 질문에 대해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2024년 1월 4일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의 적용을 해설하는 보도자료 내용을 재확인했다.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2023년 12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축복의 사목적 의미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붙인 선언 「간청하는 믿음」을 발표했다.
「간청하는 믿음」은 동성 커플이나 혼인하지 않은 동거 커플 등을 사목적으로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신앙교리부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축복은 공식적인 전례에서는 거행할 수 없으며, 사제는 오직 개인적으로 축복 예식을 집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청하는 믿음」이 발표된 후 서방 교회에서는 혼인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바꾸는 것은 아니므로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보인 반면, 아프리카 교회들 특히, 잠비아와 말라위 주교회의 등은 자국에서는 적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며 혼란이 빚어졌다.
교황은 기자들이 동성 커플 축복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세계교회의 일치를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지 묻자, “교회의 일치나 분열이 성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교황청은 동성 커플이나 비정상적 상황에 놓인 커플에게 공식적인 축복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고 이러한 사실을 독일 주교들에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와 함께 “모든 이는 교회 안에서 환영받고, 예수님을 따르며 자신의 삶에서 회심을 하도록 초대받는다”고 강조했다.
독일 가톨릭 매체 ‘디 타게스스포트’ 4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마르크스 추기경은 교구 사제들에게 서한을 보내 독일 주교회의와 평신도 대표 기구인 독일가톨릭중앙위원회가 2025년 발표한 자료집 「축복은 사랑에 힘을 준다」를 사목의 토대로 도입하라고 지시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축복은 사랑에 힘을 준다」에 따라 뮌헨-프라이징대교구 소속 사제들이 동성 커플이나 이혼한 후 재혼한 이들에게 축복 예식을 거행하기 원치 않는 경우에는 해당 커플을 지구장이나 다른 사제에게 연결하도록 했다.
실질적으로 동성 커플 등에 대한 축복을 지시한 것이지만 마르크스 추기경은 “이 축복은 성사적 혼인을 거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직도 동성 커플 등에 대한 축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모든 이에게 「축복은 사랑에 힘을 준다」의 신학적 의미를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선언 「간청하는 믿음」은 동성 커플 등에 대한 축복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혼인성사에서의 축복과 혼동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며, 축복의 형식이 교회 당국에 의해 전례적으로 거행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선언에 따르면 동성 커플 축복을 위한 예식서가 만들어져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