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할 공공적 성격의 행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CPBC가 확보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정부 지원의 정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의 WYD는 종교적 의례에 집중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젊은이 축제, 문화·예술 공연, 컨퍼런스 등과 결합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최국 관점에서 최근의 WYD는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도시 홍보 효과를 가져오는 국제적 행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 이영제 신부는 CPBC에 "선교에 국가 지원을 요구하는 게 절대 아니"라며 "오히려 대회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고 또 대회로 인해서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민의 안전과 공익을 위한 국가의 행정적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 개종시키려는 것 아냐"…공공 안전 지원 필요성
2027 서울 WYD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왜 종교행사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보고서는 WYD를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일정 기간 수십만 명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국제 메가 이벤트의 성격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190여개 나라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준하는 유동 인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참가자 비중은 80 이상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신자들이 모이는 수준을 넘어 대규모 인구 이동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인파가 서울 도심 곳곳으로 분산된다는 점이다. 광장과 공원, 경기장 등 도심의 공공 공간이 주요 행사 무대가 된다. 도시의 기능을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2027 서울 WYD는 내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교구대회, 본대회는 8월 3일부터 8월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고 가능성, 여름철 폭염과 야외 체류로 인한 열사병과 탈진, 집단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우려, 행사 종료 후 수십만 명이 동시에 이동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 문제 등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종교적 의미와 별개로 공공 안전 관리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특정 종교 지원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시민과 외국인 참가자의 공공 복리 및 신체 안전 보호라는 국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지원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본당 도약 미사에 참여한 이들이 미사 후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숙박 문제도 예상된다. WYD 참가자 규모를 보면 호텔 수용 능력을 전제로 설계된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청년들의 교류와 연대를 위해 성당뿐 아니라 학교, 체육관 등 공공시설을 공동 숙소로 활용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 단순 공간 확보뿐 아니라 화장실, 샤워시설, 식수 공급, 위생 관리 등 각종 기반 시설 마련이 필요하다. 민간 차원의 조직위가 단독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이영제 신부는 "레오 14세 교황 방한 등 초대형 국제 종교 문화 행사를 안정적으로 개최하는 건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중대한 공익적 가치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위원회가 한국마이스관광학회에 의뢰해 WYD가 가져올 경제적, 사회문화적 파급효과에 대한 연구조사에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WYD를 개최했던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행사를 대하는 개최국 정부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폴란드는 2016년 WYD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행사 지원 수준을 넘어 안전 계획 수립과 국가기관 협력을 의무화했다. 경찰과 소방, 보안기관이 통합적으로 안전 문제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는 2013년 세금과 공공요금 면제, 행정 지원을 법으로 규정했다. 두 사례 모두 WYD를 민간 종교행사로 두지 않고 국가 관리 대상 행사로 봤다. 특히 브라질은 헌법에서 엄격한 정교분리원칙을 규정함에도 특별법 제정을 통해 WYD를 지원했다.
정부의 WYD 지원은 행사 성격이 종교적인지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운영되는지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WYD 조직위는 정부 지원이 종교 활동 자체가 아니라 안전, 교통, 보건, 위생 등 공공 기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영제 신부는 "교회는 행정적 특혜를 정부, 지자체로부터 받아서 포교를 하려고 하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선교에 국가 지원을 요구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회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고 또 대회로 인해서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민의 안전과 공익을 위한 국가의 행정적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YD를 관할하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도 이같은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패럴 추기경은 2024년 CPBC와의 인터뷰에서 "참가자를 개종시키려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길 원한다. 이것이 서울이 선택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