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8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 대성당으로 입당하며 신자들와 환영을 받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1주년을 맞은 8일 하루 동안 이탈리아 폼페이·나폴리를 사목 방문하며 전 세계 평화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오전 헬기를 타고 폼페이에 도착한 교황은 첫 일정으로 성 바르톨로 롱고가 설립한 자선회(opere di carità)를 방문했다. 이어 폼페이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 대성당 앞 바르톨로 롱고 광장에서 신자 2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즉위 1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1년 전 베드로 후계자의 사명을 맡게 된 그날은 바로 폼페이 성모님의 축일이었다”며 “저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성모님의 보호를 청하고자 이곳에 와야만 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자신이 교황명으로 ‘레오’를 선택한 배경에는 묵주기도에 대한 여러 회칙을 반포해 묵주기도 신심을 널리 전파했던 레오 13세 교황이 있다고 설명하며 “기쁨으로의 초대인 성모송을 바친다면 우리는 죄로 시련을 겪거나 억압과 학대·전쟁의 시달림 속에서 고통받더라도 다시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8일 이탈리아 폼페이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 대성당 앞 바르톨로 롱고 광장에서 즉위 1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8일 전용차량에 탑승해 이탈리아 폼페이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 대성당 앞 바르톨로 롱고 광장으로 이동하며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OSV
교황은 또 “묵주기도 중 혼인 유대 약화로 고통받는 가정과 국제적 긴장 속 위기에 빠진 평화의 회복을 지향하며 기도를 바쳐달라”고도 당부했다. 교황은 “25년 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묵주기도의 해’를 선포하시며 특별히 폼페이의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신 바 있다”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제·정치적 차원을 넘어 영적·종교적 차원의 새로운 헌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평화는 우리 마음속에서부터 시작하기에 매일 뉴스에 나오는 죽음의 장면에 체념해선 안 된다”며 “자비가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원한과 형제적 증오를 가라앉히며, 특별한 통치 책임을 지닌 이들을 비춰주길 기도하자”고 말했다.
미사 후 교황은 나폴리에 있는 성모 승천 대성당으로 이동해 사제단과 수도자·평신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대화에 앞서 도시의 수호성인인 성 야누아리오의 굳은 피가 담긴 성물에 경배의 뜻을 담아 입을 맞추며 들어 올렸고, 동시에 성인의 피가 액화되는 ‘혈액 액화 현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현상은 나폴리 성모 승천 대성당을 찾은 역대 교황 가운데 비오 9세(1848년)와 프란치스코 교황(2015년)만 목격한 일이다. 나폴리 신자들은 이를 교황과 도시를 향한 큰 축복이자 길조로 받아들이며 환호했다.
교황은 마지막 일정으로 나폴리 플레비시토 광장에서 5만여 명의 시민들을 만나 경청의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이 자리를 통해 조직 범죄(마피아)와 빈곤으로 고통받는 나폴리 현실을 지적하며 안전과 신뢰 확보를 향한 모두의 노력을 당부했다. 교황은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평화는 인간 마음에서 시작해 관계를 통해 이뤄지고, 이웃과 교외 지역에 뿌리내리며, 도시 전체와 세계로 확장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은 5~8월 중 열리는 교황의 이탈리아 지역 교회 사목 방문의 첫 일정이었다. 교황은 23일에는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아체라를 찾는다. 6월 말에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유해를 모신 파비아 씨엘 도로의 성 베드로 성당을 방문하고, 7월에는 람페두사 섬을 찾아 난민들과 그들을 돕는 이들을 위로한다. 8월 6일에는 아시시를 찾아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기념행사에 함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