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8일 이탈리아 폼페이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 대성당 앞 바르톨로 롱고 광장에서 전용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며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17일 ‘제60차 홍보 주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회를 용기와 결단력을 지니고 식별하며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인간의 목소리와 얼굴 지키기’란 주제 담화에서 “알고리즘은 손쉬운 동화와 분노의 버블, 즉 정보 여과 현상에 따라 사람들을 무리 지어, 경청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우리의 능력을 약화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한다”며 “우리가 인간의 얼굴과 목소리를 지키는 이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때로는 당연하게 여겨 온 인간 문명의 중요한 기둥들 가운데 일부를 디지털 기술이 완전히 바꿔버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이 도전은 기술적인 도전이 아니라 인간학적 도전”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관계의 욕구를 악용하는 기술은 개개인의 삶에 고통스러운 결과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정치·문화·사회 조직 전반에도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다차원 환경의 세계 안에 우리는 매몰돼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디지털 혁신을 멈추는 일이 아니라 그 혁신을 잘 인도하고 그 양면성을 분명히 인식하는 일”이라며 “이는 책임과 협력, 교육이라는 세 기둥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황은 특히 “온라인 플랫폼의 최고 책임자들이 저마다 자녀들의 안녕을 돌보듯이, 그들의 기업 전략도 이윤 극대화라는 기준만이 아니라 공동선을 고려하는 미래 지향적인 전망에 따라 계획해야 한다”며 “인간 존엄성이 존중되도록 보장하는 임무를 맡은 국가 입법자들과 초국가적 규정 결정을 맡은 이들에게도 같은 책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모든 이해 당사자가 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책임감 있는 디지털 시민 의식을 함양하고 실천하는 데에 참여해야 한다”며 “교육 체계 전반에 매체와 정보와 인공 지능에 대한 문해력 교육을 도입하는 일이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얼굴과 목소리가 다시 한번 사람을 대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의 선물을 인간의 가장 심오한 진리로서 소중히 지켜나가고, 모든 기술 혁신도 그러한 진리를 향해야 할 것”이라고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