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장인 송현수와 장모 민씨 묘역이 자리한 유서 깊은 마을.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마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세희 위원장 /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그 역사나 이런 거는 그렇게 여기가 많이 알려지진 않았었는데 왕과 사는 남잔가 그것 때문에 이제 여기가 알려지기 시작해가지고 요즘에도 보면 토요일, 일요일날 가끔가다가 여기 몇 분씩 오셔요. 이거 본다고."
하지만 마을은 현재 강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2024년 발표한 서리풀 공공주택 개발 계획 때문입니다.
계획에 따르면 송씨, 이씨, 최씨 등이 수백 년 동안 거주해 온 집성촌이 수용 대상이 됩니다.
<이세희 위원장 /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여기는 내 땅으로 내가 세금을 내고 몇 백 년 동안 살은 땅을 본인들 마음대로 빼앗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글쎄. 이제 와가지고는 필요하니까 너희들 다른 데로 다 이사 가라…"
국가유산청은 2022년 해당 집성촌이 포함된 구역을 유존지역으로 확정했습니다.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 등 유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에 따르면 유존지역은 원형을 보존해야 합니다.
공공개발의 경우에도 개발 주체는 보존 대책을 세워 이행해야 합니다.
주민들은 보상을 위한 개발 반대가 아닌 보존을 위한 '상생 개발'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이세희 위원장 /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여기 마을 있는 그대로 살게 놔두시고 이 나머지 땅은 사실 나도 있어요. 농토가 있는데 그 땅은 당신네들이 개발을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그 대신 동네에다가 피해 입히는 쪽으로 개발하면 안 되지 않냐. 자연부락이 있으니까 이제 그것만 지켜줘라 이 말이에요."
서리풀 2지구에 위치한 우면동성당도 개발을 위한 철거 대상입니다.
주임 백운철 신부와 신자들은 역사와 자연을 지닌 삶의 터전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백운철 신부 /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 주임>
"천연기념 보호종이 7종이나 살고 있고, 그리고 또 국가유산청이 유존지역으로 선포한 이 지역을, 성당과 마을에 그런 촌락을 다 쓸어버리고 무모하게 2천 호의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것이 정말 과연 이게 타당한 일인가."
<박경옥 엘리사벳 / 송동마을 주민·우면동본당 사목회장>
"남은 인생을 봉사하면서 마무리를 하자 하고 여기에 자리를 잡고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행복이 송두리째 빼앗기는 느낌. 성당도 마찬가지로 없어진다. 우리 집도 없어진다. 이제 뭔가 전쟁터에 나앉아 있는 느낌. 너무너무 슬펐어요."
국토부는 개발 지구 지정 이후 주민들의 의견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침묵시위로 존치를 위한 '상생 개발'을 요구했습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