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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우리에게 삼성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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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국(事業保國). ‘사업을 통해 나라에 이바지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는 대한민국 기업 삼성을 세운 호암 이병철 초대 회장의 경영철학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파탄 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마음이 기업가 호암 이병철 회장에게 있었습니다. 제일제당에서 만든 설탕, 제일모직에서 만든 털실은 가난한 나라의 의식주를 해결하겠다는 이병철 회장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병철 회장에게는 개인보다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 후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속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삼성은 승승장구했습니다. 중공업의 현대와 함께 전자를 앞세운 삼성은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합니다. 흑백텔레비전과 칼라텔레비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표 먹거리가 된 반도체까지, 외국에서 ‘삼성’ 두 글자가 적혀있는 광고라도 만나면 태극기를 본 것처럼 자부심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삼성은 국민들과 함께해야 한다"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회장의 첫 일성 역시 ‘사업보국’이었습니다. 국정농단 등으로 삼성의 도덕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때였습니다. 이 회장의 취임 후 삼성은 새롭게 변해갔습니다.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하였으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도 적극 함께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회장의 선언으로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됩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노사 양측의 대화와 타협, 정부의 중재 덕분입니다. 파업이 한국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렇게 삼성전자의 노사협상은 타결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많은 숙제를 받게 되었습니다. ‘국민배당금’으로 촉발된 인공지능 시대의 이익공유, 주식 열풍 속에서 나타난 주주자본주의와 성과급 논란 그리고 기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리 공동체에 주어졌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기업 활동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 추구, 돈을 버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기업 활동도 선의의 목적, 공동선에 봉사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세상 속에서 누구나 이웃들과 어울리며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처럼 기업 활동도 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복음의 기쁨’에서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은 모든 경제 정책에 반영되어야 하는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기업의 근본 목적이 이윤이라고 해도 비즈니스 활동에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가 ‘쿠팡’이나 ‘스타벅스’에 분노했던 것은 기업이 돈을 적게 벌어서가 아니라 기업 활동에 사람의 향기가 없어서입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입니다. 과거 이병철 회장의 말처럼 기업의 활동이 단순히 돈을 버는 장사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했을 때, 그런 우리는 그런 기업을 ‘국민 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우리에게 삼성은 무엇인가 >입니다. 삼성을 포함한 우리 기업이 공동선을 향하는 활동으로 우리 공동체가 물질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면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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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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