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로는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여유가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요.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종교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송창환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갤럽이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만 13세에서 18세 청소년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입니다.
종교를 믿는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은 17에 불과했습니다.
청소년의 83, 10명 가운데 8명이 종교를 믿지 않는 겁니다.
만 19세 이상 성인 종교인 비율 40와 비교했을 때도 절반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청소년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관심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62로 가장 많았습니다.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답변도 18를 차지했습니다.
<윤승용 박사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과거와 달리 종교가 줄 수 있는 삶의 성찰과 기회라든가 이런 걸 별로 요구하지 않아요.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소위 말해서 문화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할까. 혹시 청소년들이 종교에 간다 하더라도 종교가 가지고 있는 권위적인 시스템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자기의 삶에 이게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종교가 없는 청소년 가운데 과거 종교에 대한 경험이 없는 청소년 비율도 86에 달했습니다.
종교에 관심을 두지 않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경쟁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여유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종교 역시 또 하나의 교육 공간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어울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윤동현 리카르도 / 동성고등학교 가톨릭학생회>
"성당이라는 것을 그저 새로운 사교육의 학원, 학교라고 보는 대신에 사교, 휴식, 취미의 공간으로 보면 훨씬 더 신앙생활과 함께 어우러져서 좀 더 깊은 시간과 좀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신앙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청소년은 또래 친구들을 통해 종교를 접한 뒤 스스로 신앙을 선택했고,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원재 멜키오르 / 동성고등학교 가톨릭학생회>
"비신자였을 때는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휴대전화만 보고 평소 공부 안 하는 학생처럼 살다 보니까 갑자기 성당 다니고, 열심히 활동하고, 밖에도 나가고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 다니고 하다 보니까 오히려 그게 좋다…"
종교를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
천주교 역시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한 사목적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김준휘 신부 /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청소년들에게 우리 신앙이, 종교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관계 형성이라고 생각을 해요. 지금 신앙생활 하고 있는 친구들이 성당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성당에 대한 매력도를 스스로 인지해서 '아, 내가 이렇게 좋은 것들 하고 있으니까 내 친구들도 함께했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또래들이 스스로 성당에 올 수 있게끔, 함께 올 수 있게끔 또 유도하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어떻게 관계와 경험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어갈지, 종교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