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강 대주교 임명 관련 교회법 해설 및 사례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가 5월 26일 레오 14세 교황에 의해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다. 보좌 주교와 달리 교구장 계승권을 가지는 부교구장 주교(Episcopus coadiutor)는 교회법에 따라 교구장좌가 공석이 되는 즉시 다음 교구장이 된다. 이에 김 주교도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임명과 함께 대주교가 된 것이다. 한국 교회에서 현직 교구장 주교가 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차기 관구장)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임명 이튿날인 5월 27일 김 대주교를 교구 총대리에 임명하는 인사 발령을 냈다.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장 주교에 의해 총대리로 선임돼야 한다’(교회법 제406조 1항)는 데 따른 것으로, 조 대주교가 부교구장 임명 직후 곧장 발령을 낸 것은 교황의 결정과 교회법을 즉각 수용하고 이행하겠다는 법적·사목적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한국 교회에서 부교구장 주교는 제2대 조선대목구장 성 앵베르 주교 이후 여러 차례 나왔다. 김 대주교에 앞서 9년 전인 2017년 제주교구 문창우 신부가 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다. 문 주교는 2020년 전임 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사임함에 따라 제5대 제주교구장직을 계승했다.
아울러 한국 교회에서 현직 교구장 주교가 타 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1998년 초대 군종교구장이었던 정명조 주교가 부산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으며, 이듬해 교구장 이갑수 주교가 사임함에 따라 제3대 부산교구장에 착좌했다.
이번 김 대주교의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 임명은 한국 교회 최초로 관구 소속 교구의 교구장이 차기 관구장이 된다는 점에서 더 이례적이다. 청주교구는 1958년 서울대목구(현 서울대교구)에서 청주대목구로 분리 설정됐으며, 1962년 한국 교회 교계제도 설정에 따라 교구 승격과 함께 대구관구 소속이 됐다. 대구관구장은 대구대교구장이 맡는다.
대구대교구에 부교구장 주교가 탄생한 것은 1911년 교구 설정 이후 세 번째다. 1985년과 2006년 각각 대구대교구 보좌 주교였던 이문희·최영수 주교가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나란히 제8대·9대 교구장이 됐다.
다만 김 대주교는 청주교구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두 사례와 다르다. 김 대주교가 제11대 대구대교구장직을 계승할 시, 1948년 제5대 대구대목구장(서리)을 지낸 노기남 대주교 이후 처음으로 타 교구 출신 교구장이 된다. 김 대주교는 1987~1996년 대구가톨릭대학교(대신학교)에서 수학해 사제품을 받았다.
김 대주교는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 임명 통지를 받고 2개월 내로 대구대교구로 이동해 교회법적 취임을 해야 한다. 그때까지 김 대주교는 청주교구장 직무 대행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교회법 제418조 1~2항) 김 대주교의 취임 이후 청주교구는 보좌 주교가 없으므로, 교구의 통치는 교구장 직무 대행 선임 때까지 교구 참사회에 속하며, 참사회는 교구장좌 공석 통보를 받은지 8일 이내로 임시로 교구를 다스릴 교구장 직무 대행을 선출해야 한다.(419·421조 참조)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