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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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종 울리는 새로운 비전”… 교황 첫 회칙 발표에 전 세계 뜨거운 반응

「고귀한 인류」 반포 후 곳곳 환영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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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5월 25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회칙 「고귀한 인류」를 반포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반포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반응이 잇따랐다.

외신과 지역 교회·국제 사회는 “통제를 벗어난 거대한 기술 권력의 집중과 새로운 형태의 비인간화에 맞서 인간다움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상기시키는 문헌”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반면 일부 외신과 국제사회 정치권은 「고귀한 인류」의 발표 현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크리스토퍼 올라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가 참석하고, ‘기술 권력에 대한 견제’ 등을 제안한 내용을 문제 삼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학자로서 지난 5월 25일 바티칸에서 교황과 「고귀한 인류」 회칙 발표 현장에 함께한 안나 로울랜즈 영국 더럼대 교수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칙은 인류가 급격한 기술 발전에 맞춰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가야 하는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나왔다”며 “권력과 지배를 위해 전쟁마저 정당화되는 이 시대에 교황이 회칙을 통해 제안한 ‘사랑의 문명’은 이 급박한 시대의 새로운 비전으로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회 현장에 함께한 레오카디 루숌보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대 예수회 신학대학원 교수도 “「고귀한 인류」의 핵심은 AI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AI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교황은 AI를 다루고 만드는 이들의 책임감 부재를 지적하면서 AI에 담긴 ‘새로운 착취’에 맞서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한 것처럼 공동체의 노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사회를 잘 건설해 나가자고 당부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안나 로울랜즈(왼쪽) 영국 더럼대학교 교수가 5월 25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열린 회칙 「고귀한 인류」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편에는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크리스토퍼 올라 공동 창업자가 앉아있다. OSV


실제 회칙은 여러 항과 결론에 걸쳐 ‘사랑의 문명’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회칙은 특히 “인공지능은 공동의 권리와 의무를 지닌 보편적 인간 가족을 건설하는 데에도 봉사해야 하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가까움이 서로 만나고 돌보는 실제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187항)면서 기술 발전을 통해 네트워크만큼 사랑의 문명 건설을 위한 연대가 반드시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지역 교회들도 교황의 첫 회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북미 지역 교회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 시카고대교구장 블레이즈 큐피치 추기경은 “교황님은 회칙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통제 능력을 뛰어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경고하신다”며 “이 순간을 시급히 포착해야 한다는 교황님 가르침은 이 사회에 새롭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 임마누엘회(CCE) 수도자로 캐나다에서 ‘디지털 사목’에 앞장서고 있는 올리버 은와그바라 신부는 “회칙 속 바벨탑은 AI를 이용한 알고리즘적 통제와 디지털 착취·불평등 심화를, ‘예루살렘 재건''은 공동선과 진정한 연대를 위해 활용되는 AI를 상징한다”며 “교황님은 회칙을 통해 기술은 그것을 만들고 투자하고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하시며, 우리가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동안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물어보고 계신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사이버보안 석사로 현재 실리콘 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로스 알토스의 성 시몬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는 브랜던 맥과이어 신부는 “「고귀한 인류」는 교회가 복음의 빛 안에서 우리 시대의 도전과 변화를 바라보고자 하는 길고 복잡한 여정의 결실”이라며 “교황님은 회칙을 통해 교회가 새 시대에 새로운 방법으로 복음을 전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기술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에 나서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오카디 루숌보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대 예수회 신학대학원 교수가 5월 25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열린 「고귀한 인류」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OSV


미국 정치권과 외신들도 AI의 전망과 인류의 가치를 다룬 교황의 회칙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칙에는 우리가 교회 지도자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심오한 가르침이 담겼다고 본다”며 “레오 14세 교황의 새 회칙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 가톨릭 사회 교리를 새롭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문헌”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AI 시대라는 거대한 변곡점에서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도록 이끄는 미래지향적 문헌”이라며 “무엇보다 인간 존엄성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고 했다.

반면 더그 버검 미국 내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역할에 기술 관련 논평이 포함되는 줄은 몰랐다”고 비난했다. 버검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AI 관련 규제를 해제해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우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주장으로 보인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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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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