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크리스토퍼 올라, 회칙 발표회 참석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크리스토퍼 올라가 5월 25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열린 회칙 「고귀한 인류」 발표식에 참석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5월 25일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직접 발표한 현장에는 뜻밖의 인물이 자리했다.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크리스토퍼 올라였다.
통상 회칙은 교황청이 문서 내용을 공개하며 반포되지만, 교황이 직접 교회 안팎의 관계자들이 자리한 현장에서 내용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불어 이날 교황과 함께 등장한 올라는 AI 기업 공동 창업자로, AI 등 기술 발전으로 나타난 권력 독점, 인간 배제 등의 내용을 담은 회칙 반포 자리에 AI 창업자가 나온 것이다.
이번 회칙은 기술 발전에 따른 권력 독점 문제와 인간 소외 문제를 다뤘다. 올라 역시 이날 AI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저는 AI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자”라며 “AI는 인간의 신경과학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구조를 확인했고, AI가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하는 흔적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가 대규모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33세의 올라는 안전하고 정직한 AI를 기치로 내걸며 앤트로픽을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실리콘밸리 대표적 투자자이자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후원을 받아 구글과 오픈AI 등에서 AI 연구를 해왔다. 그러나 오픈AI가 점차 상업화되고 안전성에 소홀해진다고 우려하며 회사를 떠났다. 이후 2021년 앤트로픽을 창업해 현재 AI의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한 정밀 분석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앤트로픽 기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모든 미국 연방기관에 사용이 금지되는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앤트로픽은 현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만 그는 무신론자로서 교황청이 후원하는 윤리적 AI 증진 서약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교황청 초청을 받은 것은 교회가 그린 AI 시대의 청사진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은 윤리적 AI를 강조한 ‘클로드 헌법’을 개발하는 시기에 교황청 문화교육부 장관 폴 티그 주교 등 가톨릭교회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는 등 교회와의 접점도 존재한다.
교황은 회칙 반포 자리에서 “AI 시대에 인류를 위한 길을 함께 찾고 함께 경청하고 함께 이야기하고자 여러분을 초대했다”며 “(이 자리는) 큰 희망의 지표”라고 말했다. 올라는 “서로 다른 점이 많더라도 상호 귀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은 큰 희망의 신호”라고 밝혔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