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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내려놓고 주님 바라본 선물 같은 미사

발달장애인 가족 한자리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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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가 5월 31일 청소년주일을 맞아 봉헌한 ‘발달장애인 가족 미사’에서 한 자녀와 엄마가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어른보다는 조금 느리고 서툰, 그래서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청소년기. 5월 31일 ‘청소년 주일’을 맞아 다소 청소년기에 오래 머무는 이들을 위한 미사가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 마련됐다. 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가 이날 ‘소리 내도 괜찮아! 여러분들의 아픔과 기쁨, 그 모두를 소리 내어 주세요’를 주제로 봉헌한 ‘발달장애인 가족 미사’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모처럼 눈치 보지 않고 함께 기도하며 신앙 안에서 위로와 연대를 나눴다.

가정의 달 끝자락, 교구 17개 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학생들과 새 가정까지 750여 명이 이날 미사를 봉헌했다. “집에 온 것 같아요.” 14살 발달장애인 딸과 미사에 참석한 곽명희(데레사, 서울 녹번동본당)씨는 “평소엔 아이가 돌발행동을 할까 봐 저도 모르게 긴장한 상태로 미사에 참여할 때가 많았다”며 “오늘은 우리와 같은 모습의 가족들과 함께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동성당은 임신 때 이후 처음”이라며 “아이에게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어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웃음 지었다.

이날 발달장애인 가정은 성전을 가득 메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영상으로 미사에 참여하며 ‘청소년 주일’ 의미를 되새겼다. 조금 더 오랫동안 청소년기 순수함과 서투름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 또한 하느님 사랑 안에 있는 소중한 자녀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들도 이날만큼은 자녀의 행동을 걱정하거나 주변을 살피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분위기 안에서 신앙의 위로를 받았다.

교구 청소년 사목 담당 교구장대리 이경상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누구는 조용하고 누구는 소리 지르며 잘생기고 뚱뚱하고 날씬한 것처럼, 다 달라 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하느님이 정성을 다해 빚어 만든 소중한 존재이고, 너도 하느님이 애써 빚어 만든 소중한 존재”라며 “그러니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론이 끝나자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미사 중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리거나 자리를 벗어나기도 했다. 강론 중 “주교님은 잘 지내셨어요?”라고 외치는 자녀도 있었고, 엄마의 미사보를 벗기며 장난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누구도 제지하거나 눈치 주지 않았다. 부모와 자녀들은 서로를 향해, 그리고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자녀를 돌봐온 다른 부모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는 서로의 가정을 위해 기도했다.

이 주교는 부모들을 향해 “여기 앉아 계신 여러분이야말로 성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며 “늘 더 좋은 것을 주는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이 여러분 곁에 있다”고 거듭 격려했다.

영성체 후에는 눈물을 훔치는 부모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김선영(루치아, 서울 오류동본당)씨는 “남편도 아프고 아이도 장애가 있어 힘들 때가 많았지만, 오늘 이 시간이 선물처럼 느껴져 눈물이 났다”며 “앞으로도 좌절보다는 감사할 이유를 먼저 떠올리며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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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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