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전쟁의 여파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기억하며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했다. 교황은 5월 26일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 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인권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국제사회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교황은 가자지구로 향하던 민간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에 관한 질문에 답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우리의 호소를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런 발언은 최근 가자지구 지원을 시도한 국제 활동가들의 억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5월 19일 이스라엘군은 해상 봉쇄에 항의하며 가자지구로 향하던 수무드 함대 48척을 나포하고, 약 400명의 활동가를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부 활동가들이 두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수무드는 아랍어로 ‘굳건함’ 또는 ‘회복력’을 뜻한다. 수무드 함대는 2009년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시행하는 240㎞ 봉쇄를 뚫고 긴급히 필요한 인도적 지원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결성됐다.
교황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겪는 지속적인 고통을 안타까워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휴전 협정 중에도 가자지구 민간인들은 여전히 인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 210만 명 가운데 대다수가 피란생활을 하고 있으며, 주거와 식량, 의료 서비스 부족 등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교황은 “이러한 가자지구 상황이 선박 시위와 같은 국제적 항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각국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고, 동행하면서 재건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정말로 고통받고 있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은 비무장 민간인”이라고 강조했다. 활동가들에 대한 부당 대우 의혹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