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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집어삼키는 AI… “기후 위해 수도권 수요 통제해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정기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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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이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열리고 있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맹목적인 기술 확장을 멈추고 생태(기후) 한계 내에서 전력망과 수요를 통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무한정 팽창하려는 수도권의 AI·반도체 전력 수요를 현재 경직된 핵발전소 중심 공급망과 포화 상태인 송전망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김대건 신부)와 공동으로 8일 대전 주교좌 대흥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인공지능 시대, 전력 수급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2026년 정기 심포지엄을 열었다.

첫 발제를 맡은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를 집어삼키는 생성형 AI의 폭주를 비판했다. 김 소장은 “현재의 생성형 AI는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가 커질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규모의 법칙’을 따르고 있어 막대한 자본과 에너지 투입을 전제한다”며 “기존 서버보다 2~3배의 전력을 요구하는 GPU 중심의 데이터센터는 기가와트(GW)급 전력을 소모하며 지역 전력망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부추기는 과대광고와 ‘뒤처지면 안 된다’는 공포(FOMO)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낳고 있다고 꼬집으며 ‘기후 한계 안의 인공지능(그린 AI)’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제도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진입 원칙적 제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의무화 △강력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PUE) 규제 등 수요 통제 장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공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전영환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국내 송전망의 현실과 원자력 발전의 한계를 짚었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 전력 수요의 약 45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나 발전소는 비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며 “수도권 공급용 송전선로는 이미 총 7개 선로 45.9GW이지만, 수도권 정전 위험 예방을 위해 선로이용은 12.9GW로 제약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송전선은 충분히 구축됐지만, 실제로는 전체 용량의 4분의 1 남짓밖에 전기를 보내지 못하는 ‘병목 상태’라는 뜻이다.

전 교수는 특히 출력 조절이 어려운 핵발전소의 ‘경직성’을 지적하며,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와의 공존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끝없이 늘어나는 송전선 건설 비용과 계통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안으로 소비자의 전기 요금을 지역별로 다르게 매기는 ‘지역별 차등요금제(LMP)’ 도입을 주장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한재각 대전녹색당 운영위원장은 지역별 차등 요금제에 대해 “시민의 필수적인 전력 사용권은 거주지와 무관하게 보호되어야 하므로, 산업용이나 상업용에 한정해야 한다”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산단을 단순히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막대한 전력·물 부족 문제나 지역 환경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맹목적인 AI 및 반도체 산업 확장 자체가 필요한지 근본적으로 질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도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맹목적인 AI 진흥과 경제성장주의를 폐기하고, 식량 주권 보호와 농업을 최우선으로 삼는 ‘플랜 B’로 국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비수도권이 송전탑 건설의 희생양이 되는 ‘전력 식민지’ 실태를 규탄하며,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직접 이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실현을 촉구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도 전력 수요는 용인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데 신규 핵발전소는 영남에 지으려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모순을 지적하며, 핵발전소 건설 저지를 위한 핵심 이슈에 대한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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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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