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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첫 회칙에서 "교회의 노예제 관여에 용서 구한다”… 흑인 신자 단체 ‘환영’

회칙 「고귀한 인류」에서 AI에 종속되는 ''새로운 노예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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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2일 뉴욕대교구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당에서 열린 '뉴욕 흑인 가톨릭 대회'에서 한 신자가 하느님에 대한 찬미를 드리고 있다. OSV



“수많은 이가 겪은 거대한 고통과 수치를 묵상할 때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교회의 이름으로 나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176항)
 

레오 14세 교황이 5월 25일 발표한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에 과거 가톨릭교회가 ‘노예제’에 관여한 것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항목을 담은 데 대해 흑인 평신도 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교회 내 가장 큰 흑인 평신도단체 중 하나인 ‘성 베드로 클라베르 기사단’은 회칙 발표 이튿날 성명을 통해 교황의 고백과 성찰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고귀한 인류」는 인공지능(AI)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담으면서 동시에 AI에 종속되는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를 경계할 것을 당부한 회칙이다. 데이터 독점과 개인정보 착취, 희토류 등 광물 채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 학대와 노동 착취 현상을 경고하고 있다. 노예제에 대한 사과는 이같은 맥락에서 담겼다.
 

회칙은 176항에서 “고대와 중세에는 많은 개인과 심지어 교회 기관들도 노예를 소유했다”며 “이미 근대 초기에도 로마 사도좌는 주권자들의 요청에 응답하여 예속의 형태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비신자들’의 노예화를 규제하고 합법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교회는)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레오 13세 교황에 의해 노예제에 대한 공식적이고 절대적이며 보편적인 규탄을 명확히 표명했다”며 “이 발전은 교회가 수호하는 계시의 영원한 진리들을 이해하는 데 한 단계 나아갔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가톨릭교회의 흑인 평신도 단체 ‘성 베드로 클라베르 기사단’은 5월 26일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이 발표된 다음날 성명을 내고, 교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단 홈페이지



성 베드로 클라베르 기사단의 크리스토퍼 피촌 시니어 기사단장은 미국 가톨릭 통신사 OSV news에 보낸 성명에서 “신앙과 정의, 흑인 가톨릭 신자들의 삶을 뿌리에 둔 단체로서 우리는 이번 교황의 노예제 인정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다”며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모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교회의 증언을 강화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의 회칙은 과거와 현재의 불의에 대해 정직과 연민, 믿음으로 맞서 싸워야 할 공동의 책임을 일깨워준다”며 “기사단은 정의와 치유, 모든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복음을 확산하면서 교회와 일치된 길을 걷는 데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사단 이름의 유래가 된 베드로 클라베르 성인은 스스로를 ‘영원한 노예들의 종’으로 부른 17세기 예수회 선교사였다. 남미의 노예 시장에서 40여 년간 노예들을 돌보며 그들의 존엄성을 주장해왔다. 1888년 레오 13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으며, 노예들의 수호성인이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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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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