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출생아가 2019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합계출산율 0.93명으로 1명대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사회가 무제한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 취소 등 생명을 존중하고, 걱정과 불안 없이 출산·양육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분위기 조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월 출생아 수는 7년 만에 최대치인 2만 52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19.4(4088명) 증가했다. 출생아는 서울 등 모든 시도에서 증가했다. 1분기(1~3월) 출생아는 7만 5013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8(9651명) 늘었다. 1분기 출생아 증가율은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생아가 늘면서 합계출산율도 반등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3월 합계 출산율은 0.93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15명 증가했다. 전남 1.30명을 비롯해 세종·충북·울산·강원·충남·경남·경북·경기·제주의 출산율이 1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2015년 1.24명 이후 2023년 0.72명까지 8년 연속 하락하며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합계출산율도 1명대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 합계출산율은 0.99명, 2·3월 각각 0.93명으로 1분기 전체로는 0.95명이었다. 2024년 0.75명, 2025년 0.8명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출생 증가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혼인 건수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 2309건으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3609건(6.1)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출생아 수 증가 원인으로 최근 2년간 증가한 혼인, 30대 여성 인구 증가와 젊은 층의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 등을 꼽았다. 아울러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첫만남이용권 등 맞춤형 임신·출산 지원 정책 등 정부가 마련한 각종 출산 친화 정책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무제한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 추진 중단 등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이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최근의 출산율 반등은 주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1990년대생 인구 규모의 영향이 크고, 다음 세대에서는 다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일시적 수치 변화에만 주목하기보다 출산과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사회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은 장래인구추계(성 및 연령별 추계인구)를 통해 올해 172만 명인 30~34세 여성 인구가 10년 뒤 124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신부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기쁨이자 축복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하길 바란다”며 “특히 미혼모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생명을 택한 이들이 양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두터운 정책적 지원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전문가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제16회 학현학술상 수상 후 인터뷰에서 “결혼·출산을 어렵게 만드는 주거·일자리·사교육비 부담 같은 근본 문제가 2023년 이후 완화된 조짐이 없다”며 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난임지원 확대는 물론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가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서울성모병원 ‘권역 모자의료센터’와 같은 출산 인프라 확대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