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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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 손길 닿은 보랏빛 향기

[‘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7. 라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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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성서와함께 제공
라벤더의 속명 라반둘라(Lavandula)는 ‘씻다’ 또는 ‘빨래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라바레(lavare)에서 유래했다. 라벤더가 목욕물이나 세탁한 옷에 향을 더하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벤더는 파피루스·백합·포도 등과 함께 고대 이집트 문헌에 상형문자로 기록된 몇 안 되는 식물 가운데 하나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라벤더를 화장품과 방부제로 사용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라벤더를 목욕물에 넣거나 비누 향료로 사용했으며,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독특한 향을 가진 라벤더의 꽃과 잎은 미용 목적 외에도 다양한 음료와 요리에 활용되고, 증류를 통해 얻은 에센셜 오일은 가벼운 통증을 완화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의 옷을 빨아 라벤더 덤불 위에 널어 말렸다고 한다. 나자렛을 포함한 중동과 지중해 주변 지역에서는 라반둘라 스피카 또는 라반둘라 라티폴리아라는 라벤더 품종이 자란다. 이 품종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떨기나무로, 날카롭게 톡 쏘는 듯한 풀향을 강하게 풍긴다.(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달콤하고 은은한 향의 라벤더는 라반둘라 앙구스티폴리아라는 또 다른 품종이다) 성모님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님에게서도 그런 싱그럽고 상쾌한 라벤더 향이 났을까? 상상만으로도 사랑스럽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라벤더는 태양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6~7월에 본격적으로 개화한다. 개화철이 되면 남프랑스·잉글랜드·일본 홋카이도 등지의 라벤더 명소에는 지평선까지 보랏빛으로 펼쳐진 라벤더밭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이가 모여든다. 남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는 12세기에 지어진 시토회 세낭크 수도원이 있는데, 소박한 석조 건물을 배경으로 수확을 앞둔 진보라색 라벤더가 가득 핀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는 모토에 따라 살아가는 이곳 수사들은 라벤더를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며, 라벤더는 올리브·꿀과 함께 수도원의 주요 수입원 역할을 한다.

한편 지난 수백 년 동안 성경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라벤더와 감송을 혼동하는 일이 있었다. 감송(Nardostachys jatamansi)은 성경에 등장하는 값비싼 나르드 향유의 원료로, 마타리아과에 속하는 꽃식물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스파이크 라벤더를 나르도스(Nardus)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이 명칭이 감송을 뜻하는 ‘나르드’와 발음이 비슷해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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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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