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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도 출생신고 가능해진다… 교회 “생명 살리는 기회 되길”

성평등가족부, 가족 등록법 개정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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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2021년 6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 품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뉴시스


정부가 최근 미혼부도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2023년 자녀의 출생신고에 어려움을 겪는 미혼부들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받아들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3년 만이다. 정부가 관련 사안에 대한 개선 의지를 표명하면서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아빠를 아빠로 부를 수 없었던’ 자녀들의 상황이 나아질 전망이다.

성평등가족부는 9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에 대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등록법과 민법 등 관련 법률이 개정된다. 그간 생명 관련 이슈에서 이 문제를 함께 지적해온 가톨릭교회는 “지나치게 여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우리나라의 출산·양육 정책을 개선해 생명을 살리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현행법상 친모가 새로 혼인하면, 자녀는 민법상 새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실제 친부라 하더라도 직접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예컨대 친모와 법률상 새 남편이 가정 유지 등을 이유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거나, 실제 친부가 자신의 자녀임을 알고 양육의 책임을 가져오더라도 친부는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 계획에 따라 법 개정이 이뤄지면, 미혼부도 과학적 방법으로 혈연관계를 입증해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친생부인의 소 청구권자에 ‘생부’를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성평등부는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바탕으로 국내 미혼부 수를 약 5000명으로 추산했다. 관련 법이 개선되면 이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던 부모와 자녀의 어려움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헌재는 ‘사랑이법’과 생물학적 친모에게만 출생신고 의무를 부여한 가족관계등록법 조항(제46조 제2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사랑이법은 친모의 신원을 알 수 없는 등에 한해 친부의 출생신고를 허용했었다. 이후 해당 조항들은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지난해 5월 입법 시한이 만료되면서 효력을 잃었다.

교회는 그동안 낙태 문제와 관련해 법·제도상 ‘남성 책임의 확장’을 함께 촉구해왔다. 위기 임신이나 독박 육아의 고통을 홀로 짊어지는 사회 구조가 여성으로 하여금 생명을 포기하게 만들어왔고, 그런 인식이 굳어져 생명을 지키는 데 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오석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는 “교회는 출산과 양육 책임이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현실을 ‘남성의 책임 회피가 묵인된 부정의’로 본다”며 “남성의 양육 책임을 강화하고, 부성(父性)을 가정을 보호하는 울타리로 세우려는 정책 방향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오 신부는 또 “남성 책임이 이혼 후 양육비 지급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임신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남성이 법적·경제적 책임을 함께 지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며 이번 제도 개선이 단순히 출생신고 절차를 넘어 남성의 양육 책임을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도록 사회와 남성이 함께하는 생명 안전망도 구축돼야 한다”며 “그렇기에 생명에 대한 책임 역시 공동으로 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더욱 명확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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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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