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핵발전소저지비상행동이 1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신규핵발전소저지비상행동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을 신규로 짓겠다고 밝히면서 종교계와 시민사회계가 즉각 반발했다.
종교환경회의 등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은 1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의 신규 원전 부지 선정 결정을 규탄했다. 앞서 한수원은 17일 대형원전 2기를 경북 영덕에, SMR 1기를 부산 기장에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원전 부지가 결정된 것은 15년 만으로,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SMR은 2035년, 원전 2기는 2037년, 2038년에 차례로 준공된다. 한수원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신규 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가 적정성을 검토해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상행동은 이번 결정이 “주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된 밀실 부지 선정”이라며 “특정 지역에 원전을 집중시키는 전형적인 에너지 식민지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안재훈 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신규 원전은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생산을 가로막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늘린다”며 “전력 소비의 대부분은 수도권과 대기업에 집중돼 있는데, 핵폐기물과 송전선로로 인한 위험과 부담은 지역 주민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6개의 상업용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이 중 10기 이상이 부산·울산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이에 신규 원전 건립으로 이 지역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들 단체는 △한수원의 부지선정 결정 즉각 철회 △정부의 신규 핵발전소 확대 정책 폐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정의로운 재생에너지 전환 중심 전면 재수립 등을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영덕과 기장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 추진에 맞서 전국 시민사회와 함께 끝까지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회견 후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서 내용이 포함된 종이를 일제히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찢은 서류를 항의 서한문에 동봉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비상행동은 27일 서울 보신각에서 ‘그만 짓자 핵발전소, 부지선정 철회하라!’를 주제로 결의대회를 연다.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사전대회로 보신각에서 전주교구 문규현 신부가 주례하는 시국기도회가 봉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