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설립 50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카리타스 정신이 함양된 가톨릭 사회복지의 미래는 현장 중심의 정체성 교육을 시스템으로 안착하고, 전문적 연구 역량으로 증명해내는 체계 구축에 달려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도건창(요한,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서울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협의회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Caritas 가치에 기반한 종합사회복지관의 행복한 동행’이란 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라틴어 Caritas는 우리말로 ‘자선’ ‘애덕’이란 뜻으로, 보편 교회 사회복지 기구 명칭으로도 사용 중이다.
도 교수는 협의회 소속 10개 기관 종사자들의 의견 조사 결과를 분석해 가톨릭 사회복지의 본질인 카리타스 정체성이 현장에서 어떻게 내면화되어 실현되고 있는지 진단했다. 도 교수는 먼저 현장 종사자들이 느끼는 ‘카리타스 실천’의 성과를 짚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들은 △동료 간 연대 △이용인이 나눔의 주체로 발돋움 △성찰을 통한 인격적 성숙 △직업적 소명과 행복 등으로 인식했다. 도 교수는 “종사자들은 이미 카리타스의 가치를 훌륭하게 구현했으며, 이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이런 성과가 일회성 지표로서 끝나지 않도록 교육의 시스템화를 주문했다. 그는 “가톨릭 사회복지가 갖춰온 지난 세월 실무 중심의 정체성 교육 체계는 한국 사회복지 현장에서 보여준 독보적 성과”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교육의 방향성을 중장기적으로 설계할 전담 인력과 기관별 책임자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도 교수는 이러한 성과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하고자 “우리 사회에 대한 책무로 이러한 성과를 계속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 연구 인력을 갖춰 근거 중심의 데이터 구축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부에서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역 주민과 실무자가 한데 모여 성과를 전하는 장이 마련됐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 캠페인과 도시락 배달, 식당 봉사 등 복지관 활동에 참여하며 작은 실천이 이웃 간 소통과 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신당종합사회복지관 봉사자 이말순씨는 환경교육을 통해 시작한 작은 실천으로 이웃 간 정이 오가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옛날 이웃집에선 울타리 너머로 떡 접시가 오고 갔다면, 저희는 환경운동을 하며 종량제 봉투를 주고 받는다”며 “이 나눔은 소소하지만, 동네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이어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에 환경교육만 했을 뿐인데 우리가 어느새 이웃과 정을 나누고 있었다”면서 “특히 지저분하게 캔과 페트병을 모아온다며 타박하던 남편조차 이젠 저보다 열심히 분리수거를 챙긴다”고 했다.
복지회 회장 정진호 신부는 “사회 속 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가톨릭 사회복지법인 산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카리타스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의 삶에 깊이 들어갈 때 비로소 하느님 사랑은 우리 안에서 완성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