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AN] 필리핀 국립 산호세고등학교에서 10대 청소년 3명이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을 계기로 형사책임(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에 대해 교회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처벌 중심의 대응보다 회복과 재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22일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 타클로반시 국립 산호세고등학교에서 14세와 15세 용의자 2명이 총격을 가해 이 학교 학생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왔고, 이것이 총격 사건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필리핀 현행법에 따르면, 15세 이하 아동에게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 16세 이상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분별력을 갖고 행동한 경우에만 형사책임을 진다.
이 사건 발생 후 필리핀 사회에서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교회 지도자들은 국가가 처벌적 조치보다 재활을 우선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카가얀데오로대교구장 호세 카반탄 대주교는 “단순히 법적 접근만이 아니라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시대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복합적”이라고 지적했다.
필리핀 독립교회 펠릭스베르토 칼랑 감독 역시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것은 책임을 아이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며, 부모와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 있는 사람으로 양육해야 하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형사책임 연령 하향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범죄학자 마누엘 자우디안은 “형사책임 연령을 낮춘다면 범행을 막지는 못하고 통계 수치만 높일 것”이라면서 “국가가 청소년의 행동과 품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전문 센터를 마련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