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24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2026 유사종교 전국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22~24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6 유사종교 전국 세미나’ 참석자가 유사종교 자료집을 훑어보고 있다.
“신도 한 명을 만들기 위해 많게는 50명까지 협력합니다. 강요에 의해서가 아닙니다. 모두 자발적인 의지입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서 나와 가톨릭 신앙으로 돌아온 청년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문제가 있어서 이단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하느님을 알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표적이 된다”며 신천지의 치밀한 포섭 방식과 그 안에서 겪었던 경험을 생생히 털어놨다.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용권 신부)는 6월 22~24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2026 유사종교 전국 세미나’를 열고 신천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나주 율리아 현상 등 이단들의 실태를 공유했다. 특히 신천지 탈퇴 청년들의 증언이 관심을 모았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천지 전도는 철저한 조직력과 치밀한 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서울의 한 대형 신천지 교회의 경우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청년만 5000명 이상”이라며 “그들이 모두 전도에 나선다고 생각해 보라. 하나같이 행복한 표정으로 성가를 부르고 설교를 들으며 자신의 사명을 위해 움직인다”고 전했다.
포섭은 상대방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구역장을 중심으로 신도들은 밤늦게까지 남아 대상자의 직업·성격·취미·고민을 공유하며 접근 방식을 연구한다. 가장 절실한 필요를 채워주며 관계를 쌓은 뒤 자연스럽게 성경 공부를 권한다.
한 피해자는 “그들이 반지하에 살던 사람 집에 새벽 2시에 찾아가 밤새 곰팡이를 제거해준 사례도 있었다”며 “매주 사비로 선물을 준비하고 1년 가까이 빠짐없이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경우도 흔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정도로 신뢰를 쌓은 뒤 성경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천지 교리에 동화돼 갔다”고 했다.
이처럼 헌신적인 활동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들은 “신앙이 너무도 구체적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천지에서는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오고 어떻게 구원을 받는지 모든 것이 손에 잡힐 듯 설명됩니다. 그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니 시간과 인생을 바치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6월 22~24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6 유사종교 전국 세미나’에 마련된 유사종교 자료집.
대규모 카드섹션을 준비하기 위해 6개월 동안 매주 연습하고, 행사 당일엔 화장실도 가지 않으려 기저귀를 착용한 일에 대해서도 “그 안에서는 그것이 학대가 아니라 구원을 위한 과정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함승수(서울대교구 사목국 행정지원팀) 신부는 “무지하거나 문제가 있어 이단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느님을 더 알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 때문에 몸과 마음, 정신에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이며, 이들이 오랜 회복 과정을 거쳐 교회로 돌아온 만큼 따뜻하게 품고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증언 전에는 이단의 교리적 특징과 문제점도 공유했다. 신천지는 총회장 이만희를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존재로 믿으며, 마지막 때의 계시를 받아 성경의 비유와 비밀을 풀어내는 유일한 자라고 말한다. 모든 성경 말씀을 비유적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전체 맥락이 아닌, 말씀 한 구절을 교묘하게 엮어 이만희로 연결하는 식이다.
전주교구 상담사목센터장 이금재 신부는 “이단은 기성 종교를 비판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과 갈망을 파고들고,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종말 의식을 자극하며 세력을 확장한다”면서 “인간 소외와 절망, 미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교회가 그 갈증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할 때 이단이 그 빈틈을 파고든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이단에서 벗어난 뒤에도 다시 돌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공유했다. 교리가 잘못됐다는 사실은 알게 됐지만, 가정불화나 공동체의 냉담한 시선으로 인해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줬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위원장 이용권 신부는 “교회로 돌아오게 하고 머물러 있게 하는 힘은 결국 사랑”이라며 “복음적 사랑 실천을 통해 상처 입은 이들이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다시 신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