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의 아버지'' 제롬 르준 탄생 100주년 맞아
레오 14세 교황이 “의학은 절대로 계획된 죽음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생명 수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6월 22일 제롬 르준 재단 회원들을 만나 “어떤 의사도 실험실 알고리즘에 근거해 배아나 노인의 생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다운증후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유전학자 제롬 르준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그는 1958년 21번 염색체 이상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해 다운증후군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자신의 연구 성과가 다운증후군 태아를 선별해 낙태하는 데 이용되자 이를 “염색체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하며 ‘선택적 낙태’에 반대해왔다. 교회는 생명 수호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을 기려 현재 시복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황은 “르준 교수는 장애 아동들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고, 과학자로서 평생 그들을 위해 헌신했다”며 “자신의 발견이 다운증후군 태아를 낙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깨닫고 이에 맞서 싸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러분도 그의 모범을 따라 사회 안에서 헌신적인 증인이 되어 공동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의 발언은 최근 미국의 유명 유튜버가 다운증후군 가능성이 있는 태아를 낙태한 사실을 공개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구독자 434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맥저거너겟(McJuggerNuggets)’ 운영자 제시 리지웨이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내가 산전 검사에서 다운증후군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은 뒤 낙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진 조언을 받아 내린 결정이었다며 향후 다시 임신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생명운동단체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의 릴라 로즈 회장은 “다운증후군은 결함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며 “다운증후군을 이유로 생명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생명단체들도 “연구에 따르면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99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가족들은 충분한 정보와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리지웨이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저보다 더 오래,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장애를 가진 팬들 역시 소중한 존재”라고 해명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